사막의 나라 UAE에 스마트팜 열기
사막의 나라 UAE에 스마트팜 열기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09.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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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 차원에서 첨단농업에 투자…실내·수경재배 기술 활발

 

사막의 나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에 스마트팜 바람이 불고 있다. 고온건조의 사막 기후로 농지가 절대 부족한 이 나라에서 식량자원 확보를 위해 도심재배, 수직농장과 같은 실내재배와 수경재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UAE7~8월 평균기온이 35°C이며 최고 기온은 48°C의 열사의 나라다. 연평균 강우량이 약 42,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우량 1,200에 비하면 거의 비를 구경하기 어렵다. 이런 사막의 나라에서 노지 재배를 할수 있는 작물은 아주 제한적이다.

국토면적은 83,600로 우리나라보다 약간 좁고, 사막지대가 국토의 80% 가량을 차지하는데, 그래도 전국토의 0.4%에 농지로 사용되고 있다. 그나마 전체 농지의 75%가 아부다비·샤르자·라스알카이마 3개 토후국에 밀집되어 있다.

이에 비해 이 나라엔 석유자원이 풍부해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농산물의 소비량이 증가 추세에 있다. 자체 생산량으로는 수급이 절대적으로 모자라고, 연간 소비 농산물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UAE의 수직농장 /코트라 두바이 무역관
UAE의 수직농장 /코트라 두바이 무역관

 

코트라 두바이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UAE국가식량안보전략’(National Food Security Strategy)을 수립해 첨단농업 부문에 대해 정부차원의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전략은 2021년까지 세계식량안보지수 상위 10개국에 진입하고 이후 2051년까지 동 지수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UAE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식량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현지생산을 제고하는 다양한 이니셔티브가 추진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UAE 재무부 주도로 조성된 투자펀드 MBRIF는 지난해 스마트팜 스타트업인 Pure Harvest150US 달러 가량을 투자했다. Pure Harvest는 네덜란드 기술을 활용해 연중 농작물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온실 조성 및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마토를 시작으로 고추와 딸기, 가지, 오이 등 다양한 작물을 연중 생산해 UAE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며 인근 GCC 국가 수출도 계획중이다.

UAE 대표 국부펀드인 ICD2017년 말부터 미국 보스턴 소재의 팜테크 스타트업 Indigo Agriculture에 투자했다. Indigo Agriculure는 작물의 수확량을 증대하기 위해 균류와 미생물 등을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빅데이터를 통해 미생물의 종류 등을 결정 후 종자를 생산하는 업체다.

스타트업 창업과 대기업들의 투자, 파트너쉽도 활발하다.

최근 농업기술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하려는 스타트업·창업 기업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고, 국부펀드와 벤처캐피털 및 대기업들도 투자·파트너쉽 등을 통해 첨단농업 분야 비즈니스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항공사 Emirates Airline의 자회사인 Emirates Catering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농업기업인 Crop-One4천 달러 규모의 합작투자를 통해 알-막툼 국제공항 인근 지역에 세계 최대 (12,000) 수직농장(Vertical Farm)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말 완공 예정인 이 수직농장은 하루 최대 2,700kg의 잎채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생산된 야채는 항공사 기내식 자재로 사용될 예정이다.

UAE 정부는 일부 농산업 부문에 외국인이 100%의 지분을 보유하도록 허용했다. 지난 72일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막툼 두바이 총리가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기존 의국인 지분 보유를 최대 49%로 제한하고 있던 122개 산업분야에 대해 100% 지분 보유를 허용하기로 결정했으며 허용 분야에는 농산업도 19개 부문 포함되었다.

 

UAE의 컨테이너 재배 /코트라 두바이 무역관
UAE의 컨테이너 재배 /코트라 두바이 무역관

 

이 나라는 또 농업 인프라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중 배양액을 통해 무()토양 혹은 소()토양 재배가 가능한 수경재배 기술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수농업국제센터(ICBA), 아부다비 파머스 서비스센터, 샤르자 농업혁신센터 등 다양한 농업 연구기관도 설립했다.

UAE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수직농장이다.

기후·환경적 특성 상 실내재배 기술에 대한 투자가 가장 활발하며, 2017UAE 최초의 수직농장인 ‘Badia Farms’가 문을 연 후 빠르게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다.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정부기관 또는 대기업의 투자를 받아 이 분야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컨테이너 재배도 관심 분야다.

이 재배 방식은 수직농장에 비해 비교적 소규모 재배시설로도 가능해 스타트업이나 소기업들에 의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수직농장과 마찬가지로 정기적인 식자재 납품이 필요한 호텔과 레스토랑과 하이퍼마켓 체인 등에 납품을 목표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스마트온실이나 양어수경재배 등의 방식도 일부 운영되고 있으며 미생물·유전자 기술을 활용한 종자개량과 드론을 활용한 관측 및 농업 지도 제작 등 시험단계에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시도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KT2018년 초 한국을 방문한 셰이카 자밀라 샤르자 공주의 요청에 따라 20181118일 샤르자 코르파칸에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을 조성했다. 이 농장은 장애인 근무에 최적화된 시설로 첨단 ICT 기술들이 적용되었다. 에너지소비가 적고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추는 쿨링패드와 쿨링팬 기술이 적용해 실내 온도를 27~28°C로 유지하며 물 순환 시스템을 통해 사용하는 농업용수의 70%가량을 재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증강현실(AR) 글라스를 통해 원거리의 관리자가 현장의 작업자에게 실시간 교육과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국내기업 A사는 컨테이너 형태의 스마트팜을 생산하는 농업 분야 스타트업으로 올해 3월 국내 대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UAE 현지 기업과 함께 시장 진출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UAE 수출 후 1년간은 직접 컨테이너를 운영하며 재배된 작물을 호텔에 식자재로 납품할 예정이다. 시험 운영 후 현지 파트너사가 스마트팜을 인수할 예정이며, 스마트팜 장비 수출과 함께 현지 파트너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사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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