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작된 언론의 과장…과연 100만명일까
또 시작된 언론의 과장…과연 100만명일까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09.29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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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 주최측 부르는 대로 참여인원 보도…문 지지율 첫 40% 이하

 

문재인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거리로 몰려나가자, 언론들의 과장, 왜곡이 시작되고 있다.

28일 저녁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 조국 수호와 검찰개혁을 외치는 집회시위가 열리자, 언론들은 모인 사람의 숫자에 매달렸다. 중앙일보는 80만명, 경향은 100만명, 한겨레는 200만명이 모였다고 했다.

많이 몰린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100, 200만명이나 되었을까. 그 숫자를 부풀리는 것은 시위를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 숫자를 보도한 언론의 성향을 말해준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홍상표씨가 언론들의 숫자놀음에 한마디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만명이 누구 애 이름인가요라며 대다수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는 서초동의 도로 폭을 40m로 잡고 800m의 거리에 14~5명씩 잡으면 14만명이 들어찬다고 계산했다. 이 것도 후하게 계산한 것인데, 100만명이 된다면 한평에 100명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언론인 출신이다. 홍상표씨는 일부 언론들이 주최측이 부르는 대로 받아 썼다면서 주최측이야 그럴 수 있다해도 언론은 그러면 안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몰랐다면 몰상식의 극치이고 알고도 그랬다면 교활한 왜곡이고 언론이길 포기하는 일이라며, “어느 경우든 이게 오늘날 한국언론의 민낯이라는 점에서 분노에 앞서 부끄럽고 서글프다고도 했다.

한편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40% 이하로 조사되었는데, 이를 조사한 중앙일보는 보도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앙일보가 지난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7.9%로 취임 이후 처음으로 40% 이하로 떨어졌으며, 부정평가는 52.1%로 긍정평가보다 14.2%P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홍상표 페이스북 사진
홍상표 페이스북 사진

 

홍상표씨 페이스북 글

 

백만명이 누구 애 이름인가요?

위기의식을 느낀 여권 세력의 검찰청사 주변 집회에 한겨레와 서울신문은 (주최측 추산을 인용해) 200만명이 모였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일보는 100, 연합뉴스 80, 중앙일보는 80만이 모였다고 썼고 , 부산일보는 '조국수호' 집회엔 100, '조국퇴진' 집회엔 2천명이 모였다고 친절하게 비교까지 했습니다. K, M 두 지상파는 언급도 하고 싶지 않네요.

일부 몇몇 양식있는 매체를 빼곤 대다수 언론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봅니다. 집권세력들의 광우병 '뻥 촛불', 박근혜 탄핵 촛불의 향수가 중독증처럼 다시 살아나고 일부 언론이 그 선봉대로 나서고 있다는 불길한 징후를 느낍니다. 주최 측 주장을 인용했다고 사실왜곡과 권력에 영합하는 교묘한 언론의 일탈행위가 면책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팩트체크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자기검열의 보검이지 내로남불 덮어씌우기에 동원하는 망나니 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제 집회에는 얼마나 모였을까요?

보도에 의하면 서초역에서 성모병원 쪽으로 약 800M 8차선도로를 채웠다고 하니 도로 폭을 넉넉잡아 40M라고 하면 40×800= 32,000제곱미터의 공간을 채운 셈입니다. 1제곱미터에 어깨를 붙이는 정도로 최대한 사람을 세우면 4~5명 정도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앉는다면 1제곱미터 당 4명도 어렵습니다. 많이 잡아 평균 4.5명이 들어간다 치고 오늘 32천 제곱미터를 빈틈없이 빽빽하게 채웠다면 32,000×4.5=14만 여명이 모였다는 계산이 나옵니다.(사실 이것도 무척 후하게, 많이 잡아준 겁니다. 사방에 1미터 금 그어놓고 그 안에 4.5명 들어갈수 있는지 한번 시험해보세요! 쉽지 않을 겁니다)

19873김시절 지금은 공원이 된 여의도5.16광장은 '백만 군중' 동원 경쟁을 벌였던 곳입니다. 비행장을 개조한 그 여의도 광장은 당시 114천 평, 367천제곱미터의 광활한 공간입니다. 저는 당시 야당출입기자로 집회 때마다 현장을 지켜봤습니다.

인산인해란 말이 실감 날 정도로 그 넓은 공간을 꽉 채워야 100만 명이라고 주최측은 주장했는데 실제로는 그것도 늘 과장된 수치라는 게 일반적 평가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만 평이 될까 말까 한 어제 집회공간을 채운 인원을 백만 명, 200만 명이라고 주최측은 주장하고 언론은 '이의없이' 보도합니다. 영악한 경찰은 늘 하던 추산인원 발표를 이번엔 하지 않는 것으로 주최측과 '박자'를 맞춘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한 평에, 3.3제곱미터에 백명이 들어찼다고 해야 백만명이 됩니다. 주최측이야 그럴 수 있다해도 언론은 그러면 안되지요. 몰랐다면 몰상식의 극치이고 알고도 그랬다면 교활한 왜곡이고 언론이길 포기하는 일입니다. 어느 경우든 이게 오늘날 한국언론의 민낯이라는 점에서 분노에 앞서 부끄럽고 서글프네요. 내 편을 유리하게 하는 일이면 이런 명백한 가짜뉴스를 서슴지 않는 그 '담대함'이 섬뜩할 따름입니다.

특히 시대의 양심을 자임하며 입만 열면 정론을 부르짖고 동업 경쟁사들을 질타하던 '그 신문'2백만명이 모였다고 소제목까지 달았네요. 평생 기자를 했다는 사실 때문에 저도 얼굴이 화끈하고 부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1970년대 빌리 그래험 목사의 여의도 광장부흥회. /홍상표씨 페이스북
1970년대 빌리 그래험 목사의 여의도 광장부흥회. /홍상표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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