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아찌아족의 한글 공부, 非라틴알파벳 첫사용
찌아찌아족의 한글 공부, 非라틴알파벳 첫사용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10.0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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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라틴어 인도네시아어 중국어 시험했지만 한글이 현지어 정확히 표기

 

인도네시아 찌아찌아(Cia-Cia) 부족에게 한글을 보급한지 올해로 10년을 맞는다. 인도네시아 부톤섬에 있는 바우바우시는 2009년 훈민정음 학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을 채택하고,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하도록 했다. 그 이후 한때 현지의 한글교육이 흐지부지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연합뉴스가 현지에 기자를 보내 확인해보니, 찌아찌아족 초등학생 1,000명이 찌아찌아어를 한글교재로 배웠다고 한다. 1년전부터 바우바우시에서 25km 떨어진 바따우가군에서도 한글 수업이 이뤄지는 등 현지에서 한글공부가 확산 추세라고 한다.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의 초등학교 입구에 한글이 적혀 있다. /위키피디아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의 초등학교 입구에 한글이 적혀 있다. /위키피디아

 

비록 인도네시아의 한 작은섬에서 소수의 부족민에게 한글을 보급하고 있지만, 서양인들에게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 라틴 알파벳을 활용해 자국어를 변용해 왔는데, 서양의 언론들은 처음으로 라틴알파벳이 아닌 아시아 문자가 인도네시이에 보급된 것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찌아찌아어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주 부톤 섬 남부의 바우바우 시에 살고 있는 소수 부족 찌아찌아족이 쓰는 언어다. ‘찌아찌아라는 이름은 아니오란 뜻의 현지어 찌아에서 왔다고 한다. 부톤 섬 남부에서는 토착어로 인도네시아어, 월리오어와 함께 쓰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17천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고, 소수 민족들이 매우 많아 언어가 약 250가지나 된다. 찌아찌아족은 약 7만 정도이며, 고유의 종족언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글이 보급되기 이전에 그들은 문자가 없어 인도네시아어, 영어, 그리고 아랍어 등을 빌려와 사용해왔다.

2009년에 한글을 배우면서 찌아찌아족은 자기네 음성언어를 한글로 표기하게 되었다. 한글은 쉽게 배울 수 있으며, 발음기호 없이 말하는 대로 적을 수 있는 표음 문자라는 점 등이 그들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는 로마자에서 차용한 문자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찌아찌아 부족의 한글 채택에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반발을 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내 소수부족이 다른 문자를 채택하려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한글 채택은 위헌소지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찌아찌아족이 비공식적으로 한글을 사용하는 것은 현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찌아찌아 부족은 태평양 열도의 오스트로네시아어 계열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들의 발음을 정확하게 표기해준 문자가 바로 한글이었다는 평가다.

2015KBS걸어서 세계속으로라는 프로그램은 찌아찌아족을 현지 취재한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에서 현지 한글학교 교사 아비딘은 이렇게 말했다.

찌아찌아어 한들을 채용해 쓰는데 유용한 점은 다른 글자보다 정확한 발음을 기록할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찌아찌아 말은 글자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글짜, 예를 들어 영어, 인도네시아어, 라틴어에 접목시켜 보았습니다. 하지만 , 등은 발음 표기상 문제가 있었습니다. 중국어도 배워봤지만 한글을 도입하고 나서야 정확하게 표기할수 있었습니다.”

한글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의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칠판에 한글을 쓰고 있다. /위키피디아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의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칠판에 한글을 쓰고 있다.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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