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업 순이익 2% CSR 비용지출 의무화
인도, 기업 순이익 2% CSR 비용지출 의무화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10.05 0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최초…현지 우리기업에도 적용, 기업성과와 연계한 전략 필요

 

기업은 사회적 산물이다. 따라서 기업은 사회에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논리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회사 내규로 이익의 일정 비율을 사회 발전에 기여하도록 정해서 실천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다. 일종의 사회환원으로 보면 된다. 그런데 빈곤율이 70% 이상인 인도에서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법률로 의무화했다. 아마도 세계 최초의 의무화조치로 파악된다.

코트라 뉴델리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731일 회사법에 기업 순수익의 2%를 사회적 책임 지출로 의무화하고, 위반 시에는 벌금과 구금을 강화하는 내용의 조항(135)을 신설했다. 이 법의 신설은 인도연방정부가 추진해왔다.

CSR이 의무화되는 기업은 일정 규모 이상이다. 총매출 100억 루피(1,800억원) 이상, 순자산 50억 루피(900) 이상, 순이익 5천만 루피(9억원) 이상이다. 외국 회사의 현지법인도 적용되므로, 한국기업의 현지법인들도 이 의무조항에 유의해야 한다.

CSR 지출 금액은 3년간 평균 순이익의 2% 이상이다. 이 돈을 쓸수 있는 내용도 적시되었는데, 빈민구제 취약계층 교육 및 고용증진 양성평등 미성년자 노인 주택건설 환경보호 역사유적 복원 참전용사 지원 스포츠 지원 등이 나열되어 있다. CSR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은 항목도 지정되어 있어 생색내기용 지원을 차단했다.

 

인도 중앙정부가 CSR 법률을 만든 배경은 계급과 인종, 종교적 격차가 심해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는 인도에 뿌리내린 다양한 종교의 박애주의 정신이 가미되어 있다. 힌두교, 시크, 무슬림, 불교, 자이나교 등은 박애주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고, 인도의 기업들은 그동안 종교 단체를 통해 활발하게 기부활동을 해왔다. 또 간디의 신탁사상(Trusteeship)에 영향받아 기업들이 경제발전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2013년 인도정부는 CSR을 의무화 하는 기업법을 시행한 후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1기였던 20144월에 인도 정부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규제 조항 축소 및 자유화, 공시 및 회계 제도 강화, 실효성 확보, 투자자 보호를 골자로 회사법을 체계적으로 개정했다. 올해 7월 인도 기업부는 회사법 개정을 통해 지출 의무 조항을 추가했다.

 

자료: Newslaundry
자료: Newslaundry

 

인도정부의 법안 강화로 CSR 활동을 의무적으로 준수하는 기업이 꾸준히 중가하고 있다.

CSR 지출이 가장 많은 주는 뭄바이가 위치한 마하슈트라주로 전체 지출의 약 4분의1을 차지하며, 카르나타카주, 구자라트주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CSR 지출이 가장 많은 분야는 많은 분야는 교육 및 장애복지이며 기아퇴치, 정수, 위생분야, 도시화 부분의 지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 최대기업인 릴라이언스가 가장 많은 CSR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SR 지출 의무화 규정으로 인도에 진출한 많은 한국 법인도 이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코트라는 전했다. 다른 나라에 등록된 현지법인은 이 규정을 의무적으로 이행할 필요가 없지만, 인도기업부에 등록한 현지법인은 CSR의무화 규정을 이행해야 한다.

코트라 뉴델리 무역관은 인도의 특수성과 인도 정부의 CSR에 대한 강력한 추진의지 등을 감안할 때 현지 진출 기업과 진출희망기업에 CSR활동이 필수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아직도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회사나 전년과 유사하게 대응할 계획인 회사들은 새로이 강화된 규정을 숙지해 사업계획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기업의 CSR 활동이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높이므로 기부, 봉사활동 등 단순한 CSR 활동보다는 지역사회가 원하는 맞춤형 CSR 활동을 추진하고 이를 기업성과와 연결하는 가치 극대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코트라는 지적했다. 예컨대 힌두스탄 유니레버는 농촌지역 등 저개발지역 주민 대상 손 씻기와 위생관념 강화교육 사업을 통해 자사제품 매출액을 올리는데 기여했다고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