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편의점 ‘24시간 영업’, 일손부족에 위기
일본 편의점 ‘24시간 영업’, 일손부족에 위기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10.22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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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점포, 본사 허락 없이 24시간 영업 중단…본사는 이익 재분배 검토

 

편의점은 일본에서 생겨 우리나라에 도입된 소매판매점이다. 원조라고 할수 있는 일본 편의점들이 최근에 심각한 일손 부족에 시달리면서 40여년간 지켜오던 24시간 영업 관행이 무너지고 있다. 온라인 판매가 확산되고 경기활황으로 일손이 부족해 진 것이 그 원인이다.

 

코트라 도쿄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의 오사카 가맹점의 한 오너가 새벽 시간의 매출 부진, 시급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본사의 허락 없이 24시간 영업을 중지했다. 이후 이 점포와 본사 간 위약금 문제가 불거지며 24시간 영업체계에 대한 논의가 전국적인 화제가 되었다.

세븐일레븐을 포함해 일본 편의점들은 1974년부터 40년 이상 24시간 운영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다. 본사 입장에서는 '편의점은 언제나 24시간 언제나 열려 있다'는 상징성을 마케팅의 주요 포인트로 삼아왔다. 24시간 영업은 개별 점포의 매출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비용적인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최근 일본 경제에 심각한 일손부족 문제가 불거지며 아르바이트 인건비도 상승하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점주가 직접 새벽에 근무해야 하는 점포도 늘어났다. 점포 경영과 밤샘 근무를 병행해도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아 점주 입장에서는 24시간 영업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24시간 영업체제가 지속되며 오너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들어 가맹점주와 본사 간 갈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점주들은 그동안 쌓인 불만을 SNS 등을 통해 쏟아내고 있다. 세븐&아이홀딩스가 자사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7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약 15%24시간 영업중단을 검토 중이라 답변했다.

 

편의점의 상징 24시간 영업 /코트라 도쿄 무역관
편의점의 상징 24시간 영업 /코트라 도쿄 무역관

 

편의점 경영 여건이 악화하면서 세븐&아이홀딩스는 2022년 말까지 그룹 산하의 백화점과 종합 슈퍼사업 인원의 20%에 해당하는 3천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창업 이후 인원 감축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또 소고백화점 카와구치점(사이타마현) 등 백화점 5개 점포를 폐쇄하기로 했다. 인터넷쇼핑몰의 보급과 만성적인 일손 부족이 그 원인이다.

세븐&아이홀딩스는 가맹점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24시간 영업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이익배분을 재검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익이 낮은 가맹점 약 7천개 점포에 대해 월 20만 엔을 실질적으로 지급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었다. 24시간 영업으로 총매출 이익액이 550만 엔 이하의 낮은 수익을 내는 점포에 대해 본사에 내는 로열티를 20만 엔 감액해 주는 방식이다. 대상 점포가 전체 가맹점 2만개 중 약 7천개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다양한 형태로 수익을 가맹점에 돌려주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가을부터 판매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도시락, 삼각김밥 등 비교적 판매 기간이 짧은 상품을 고객에게 포인트로 환원해주는 실질적 할인에 돌입했다. 업계 3위인 로손도 제한적인 지역에서 실험적으로 포인트 환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5%포인트 환원이 큰 혜택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까지 편의성을 중심으로 경영전략을 펼쳐온 일본 편의점 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변화라고 한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식품 폐기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가맹점 폐기 비용 부담 경감 등이 고려되었다는 평가다. 일본에서 버려지는 식품의 로스율은 세계 6, 아시아에서 1위다. 가맹점주에게 운영경비의 비중이 가장 큰 부분은 인건비와 폐기 비용이다. 계약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 이상의 비율로 폐기 상품의 부담을 가맹점주가 짊어지고 있어 가맹점주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자료: 코트라 도쿄 무역관
자료: 코트라 도쿄 무역관

 

대형 편의점 L사의 담당자는 코트라와의 인터뷰에서 인력부족에 대처해 외국인을 포함해 여성, 장애인 등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2008년부터 외국인 채용을 확대해 그동안 300명 이상의 외국인 직원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에 근무하는 외국인은 중국, 한국, 인도네시아, 네팔 등으로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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