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관리 명단 정리한 선생안 보물 첫지정
역대관리 명단 정리한 선생안 보물 첫지정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10.31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주부사선생안-경상도영주제명기, 고려~조선 시대 관리 명단과 현황 정리

 

고려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경주부(慶州府)에 부임한 관리들의 명단을 꼬박꼬박 기록한 경주부사선생안이 보물로 지정되었다. 또 경상도영주제명기, 재조본 대승법계무차별론 등 고려와 조선 시대 서책들이 보물로 지정되었다.

경주부사선생안과 경상도영주제명기는 역대관리들의 명단을 정리한 선생안으로, 선생안이 보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생안은 국공립 기관과 서원향교 등 전국적으로 약 150건 이상 많은 수량이 남아 있어 그동안 현황 파악에 한계가 있었으나, 학계의 연구가 진척되어 가치가 새롭게 조명됨에 따라 문화재 지정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문화재청은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협조해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들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할 계획이다.

 

보물 제2038호 경주부사선생안 (구안) 표지와 내지 /문화재청
보물 제2038호 경주부사선생안 (구안) 표지와 내지 /문화재청

 

보물 제2038호 경주부사선생안(慶州府司先生案)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경주부사선생안은 2종류의 2책이다.

첫 번째는 1523(중종 18) 경주부의 호장(戶長, 향리직) 김다경(金多慶)1361(고려 공민왕 10)에 작성된 고려 시대 선생안 경주사 수호장 행안(慶州司首戶長行案)’을 바탕으로 편찬한 구안(舊案)이다. 두 번째는 1741(영조 17) 이정신(李廷臣) 등이 작성해 1910년까지 경주부사를 역임한 인물들을 추가로 기록한 신안(新案)이다.

선생안(先生案)은 조선 시대 중앙과 지방의 각 기관과 관서에서 전임(前任) 관원의 성명·관직명·생년·본관 등을 적어놓은 책이다. 작성 시기를 기준으로, 등재 인물이 현임자의 전임자라는 데서 '선생안'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부임한 연도와 업무를 맡은 날짜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해당 관청의 행정과 인사(人事), 인물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경주부사선생안 구안은 고려 시대 선생안 내용이 반영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선생안이다. 신안은 추록을 통해 구안을 보완해 주는 자료라는 면에서 연속성을 지닌 중요한 자료다.

선생안은 지역을 달리해 여러 자료가 남아 있으나, 이 두 종의 경주부사선생안은 현존하는 선생안 중 제작 시기가 가장 빠르고, 고려 시대부터 1910년에 이르기까지 내용이 연계되어 역사적 완결성이 뛰어나다.

 

보물 제2039호 경상도영주제명기. 표지와 내지. /문화재청
보물 제2039호 경상도영주제명기. 표지와 내지. /문화재청

 

보물 제2039호 경상도영주제명기(慶尙道營主題名記)

고려조선 시대 중앙에서 파견해 경상도로 부임한 관찰사 명단을 수록한 22책의 선생안이다. 1책씩 국립경주박물관과 상주향교 소장본(현 상주박물관에 위탁보관)으로 구성되었다.

경상도영주제명기는 조선 초기 문신 하연(河演, 13761453)1078(고려 문종 32)부터 부임한 역대 경상도 지역 관찰사(경상도영주)의 명단을 1426(세종 8) 처음 기록해 제작한 이래 몇 차례의 추가 기록을 거쳐 완성한 것이다. 현재 국립경주박물관 소장본은 하연이 만든 경상도영주제명기이며, 표제는 당하제명기(棠下題名記)’로 되어 있다.

국립경주박물관과 상주향교가 소장한 2종의 경상도영주제명기는 15세기에 최초로 제작된 이후 19세기까지 추가되어 자료의 연속성이 있고, 현존하는 관찰사 선생안 중 시기적으로 가장 이르고 내용과 형태적으로도 가장 완형(完形)에 가깝다는 점에서 역사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보물 제2040호 재조본 대승법계무차별론 표지와 내지 /문화재청
보물 제2040호 재조본 대승법계무차별론 표지와 내지 /문화재청

 

보물 제2040호 재조본 대승법계무차별론(再雕本 大乘法界無差別論)

1244(고려 고종 31)에 판각된 후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인출된 것으로 보이는 불교 경전으로, 본문 글자 끝의 세밀한 획이 비교적 선명하게 찍혀져 있고 제첨(題簽, 표지가 아닌 다른 종이에 제목을 써서 붙임) 방식의 개법장진언(開法藏眞言)’으로 볼 때 고려 말~조선 초기에 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

재조본 대승법계무차별론은 인출상태가 전반적으로 양호하며, 재조본 대장경 중 절첩(折帖, 병풍처럼 펼쳐서 보는 책) 형태로 전래된 희귀본이다. 거란본 대장경의 교감 등을 통해 제작한 해인사 대장경의 완전성과 함께 인출 당시의 먹과 종이, 인출본의 유통, 장황 형식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서 불교사와 서지학적 의의가 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