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 후문서 창덕궁 뒤편에 열린 '사유의 길'
성대 후문서 창덕궁 뒤편에 열린 '사유의 길'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11.05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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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과 함께 사유를 해도 좋고 아무생각 없이 걸어도 좋은 길

 

누군가가 이 길을 사유(思惟)의 길이라고 이름지었다. 참 잘지었다는 생각이다.

성균관대 후문에 버스 정류장이 있고, 그 아래 골짜기에 옥류정이라는 정자가 하나 있다. 유래가 있는 곳은 아니고 골짜기가 이쁘니 현대들이 만든 정자일 뿐이다. 아담하고 정취가 풍겨난다. 그 아래에 작은 못을 만들어 자연수를 가두었다.

이곳에서 내려가는 길이 사유하기 좋은 곳이다. 단풍이 곱게 내려 앉은 골짜기에 소로길이 나있다. 사유를 해도 좋고, 아무 생각 없이 가도 좋다. 꼭 뭔가를 생각해야 하나. 생각하는 것 자체가 버거울 때가 있다. 길은 창덕궁 후원 돌담을 따라 내려간다. 정문으로 창덕궁은 여러번 가보았디만, 궁궐 뒷모습은 보지 못했다.

 

성균관대 후문 근처 옥류정 /김현민
성균관대 후문 근처 옥류정 /김현민

 

애당초 잡은 길은 성균관대 정문을 지나 성균관 옛모습을 보고 후문을 지나 대로를 따라 복촌으로 가는 길을 그렸다.

성대 정문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한양에 도읍을 정하고 성균관을 세운 1398년을 개교 시점으로 잡고 있다는 내용을 커다란 돌에 새겨 놓았다. 올해로 개교 621주년이 된다고 한다. 성대 사람들만의 주장이다. 고려말에도 성균관이 있었고 북한에서는 개성시에 성균관을 국보로 지정하고 있는데, 왜 그 때를 기준으로 하지 않았는지. 성균관이 조선 성균관의 정통을 이었는지 등등에 대한 설명은 없다. 단절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자기네 것이라 우기면 된다는 식인가. 다른 대학을 졸업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조금은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성균관대 정문 근처 하마비와 탕평비각 /김현민
성균관대 정문 근처 하마비와 탕평비각 /김현민

 

성대 정문에 하마비(下馬碑)와 탕평비각(蕩平碑閣)이 나온다. 영조 임금이 재위 18(1742)에 직접 쓴 비문이다. 영조는 비문에 周而不比乃君子之公心 比而不周寔小人之私意’(두루 사귀어 편당을 짓지 않는 것이 군자의 마음이고, 편을 가르고 두루 사귀지 못하는 것이 소인의 마음이다)라고 새겼다. 당쟁의 폐해를 막기 위해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관리를 뽑는 탕평책을 실시한다는 의미다. 이 글귀는 지금 정치하는 사람에게도 맞는 말이다.

하마비에는 大小人員 皆下馬라 쓰여 있다. 높은 사람이든, 낮은 사람이든 모두 이것에서 말에서 내리라는 뜻이다. 낮은 사람이 어찌 말을 탔겠는가. 높은 사람을 겨냥한 경고다.

 

성균관 별당 비천당 /김현민
성균관 별당 비천당 /김현민

 

성균관은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조금 올라가면 비천당(丕闡堂)이 있다. 성균관의 별당으로 학생들의 공부장소 또는 임금이 직접 과거를 친림(親臨)할 때 시험장소로 사용되었단 곳이라 한다.

성대는 북악산의 작은 자락이 흘러내린 야산 기숡에 지어져 오르는 길이 팍팍하다.

성대 후문은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서울을 한눈에 내려다볼수 있다. 단풍과 함께 서울이 익어간다.

 

성대 후문에서 내려다 본 서울 시내 /김현민
성대 후문에서 내려다 본 서울 시내 /김현민
성대 후문 근처의 단풍 /김현민
성대 후문 근처의 단풍 /김현민

 

후문에서 큰 길로 나오려는데 뜻밖에 정자를 만났다. 이름하여 옥류정(玉流亭). 옥 같이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정자라는 뜻이렸다.

 

옥류정에서 창덕궁 뒷길로 내려가는 소로 /김현민
옥류정에서 창덕궁 뒷길로 내려가는 소로 /김현민

 

옥류를 따라 내려가는 창덕궁 후원 뒷길은 길지는 않다. 5분여의 호젓한 시간과 함께 내려가면 고려대 사이버대학이 나온다. 중앙중고교가 나오고 이어 북촌으로 내려간다. 감사원 앞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었다. 인왕산도 석양빛을 받아 북게 물들었다.

두시간 정도 짧은 가을 산책길로는 한적하고 여유롭다. 사색하기 좋은 코스다.

 

감사원 앞 단풍 /김현민
감사원 앞 단풍 /김현민
인왕산 단풍 /김현민
인왕산 단풍 /김현민
산책 경로 /다음 지도
산책 경로 /다음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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