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블로그를 단서로 경남 고성 마애약사불 발견
개인 블로그를 단서로 경남 고성 마애약사불 발견
  • 아틀라스
  • 승인 2019.04.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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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전기 추정…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거류산 일대 추적해 찾아내

 

문화재를 발견하고 보호하고 관리하는 것은 정부기관만 하는 일이 아니다. 국민들이 문화재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그동안 발굴되지 않은 문화재를 찾을수 있다.

개인 블로그에 올려진 내용이 문화재 발견의 단서가 되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3월 개인 블로그에 올려진 내용을 보고 마애약사불의 위치를 추적해 경남 고성 거류산 일대를 두 차례에 걸쳐 조사한 끝에 이 불상을 발견했다. 문화재청은 이를 정부혁신의 역점과제인 문화유산 적극행정의 한 사례로 평가했다. 하지만 개인이 문화재적 가치를 발견해 블로그에 올리지 않았다면 이 문화재는 사장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고려 전기로 추정되는 마애약사불좌상을 고성 거류산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거류산에서 발견된 마애약사불좌상은 크기 약 5m의 큰 바위 서쪽 평평한 면에 높이 254크기로 새겨져 있으며, 얇은 선으로 새긴 신체 위에는 가사(袈裟)가 이중착의(二重着衣)로 걸쳐진 형식이다. 상반신을 보면, 오른손을 어깨까지 들어 올린 시무외인(施無畏印)을 취하고 있으며, 왼손에 보주(寶珠, 장식구슬)를 든 약사불이다. 하반신은 큰 연꽃을 엎어 놓은 모양의 무늬(복련, 覆蓮)가 새겨진 대좌(臺座) 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로 좌선한 형태다.

 

* 시무외인(施無畏印): 부처가 중생의 모든 두려움을 없애고 위안을 주는 손짓으로 보통 왼손 또는 오른손을 어깨 높이로 올려 다섯 손가락은 세운 채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게 한 동작

 

경남 고성 거류산에서 발견한 마애약사불좌상 /문화재청
경남 고성 거류산에서 발견한 마애약사불좌상 /문화재청

 

 

이번에 발견한 마애약사불좌상의 주요 특징은 둥글넓적한 얼굴에 과장된 이목구비, 짧고 선명한 목에 세 개의 줄(삼도, 三道), 부조(浮彫, 돋을새김)로 새긴 머리와 얇은 선으로 표현한 몸 등이다. 이는 고려 시대 전기 마애불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마애약사불이 발견된 거류산의 정상(해발 571m)에는 통일신라 시대의 석축산성인 거류산성(경남 문화재자료 제90)이 있고, 정상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약 580m 떨어진 봉우리(해발 380m) 사면에는 커다란 암석군이 산재하고 있다. 이중 제일 큰 암석 전면에 이 마애약사불이 새겨져 있으며, 불상이 새겨진 암석의 윗면은 약간 오목한 형태인데 원형의 암석(지름 약 1.2m)이 하나 놓여 있다.

경남 고성은 현재 불교문화재가 많이 남아있지 않는 곳인데, 이번에 발견된 마애약사불도 사례가 많지 않은 마애불이다. 고려 전기의 작품인 제천 월악산 덕주사 마애불(보물 제406)과 같은 양식을 보이는데, 고려 전기 수도인 개성(開城)에서 보였던 중앙양식과는 얼굴 표현 등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는, 지역 특색을 보여주고 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불상의 발견을 소관 자치단체인 고성군에 알릴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문화재가 발견되면 해당 자치단체에서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고, 문화재 지정 검토와 보존대책을 수립하게 된다.

 

경남 고성 마애약사불 상반신 /문화재청
경남 고성 마애약사불 상반신 /문화재청
경남 고성의 거류산성. 소가야가 신라와 왜구를 방어하기 위한 석성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
경남 고성의 거류산성. 소가야가 신라와 왜구를 방어하기 위한 석성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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