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 20명중 19명, 지소미아 종료 반대
미국 전문가 20명중 19명, 지소미아 종료 반대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11.1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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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설문조사에서…“한일 문제라는 견해 터무니 없다…한미 안보동맹 훼손시키는 자멸적 행위”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 대다수가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보도했다. VOA가 전직 미 관리들과 유력 싱크탱크 소속 연구원 등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9명이 지소미아 파기를 오판으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VOA의 설문조사에 응한 19명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를 잘못된 결정이며, 한미 관계의 상징성과 북한 위협에 대한 실질적 대응 전력을 한꺼번에 훼손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11월 4일 태국에서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환담 /청와대
11월 4일 태국에서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환담 /청와대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지소미아의 높은 상징성 외에 작전상으로도 잠재력이 크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빈도가 늘면서 위기 상황에서의 유용성 또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소미아가 평시에 한미일 간 조율과 정보 교신 훈련을 가능케 하며 북한 위협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구축하도록 해 전시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국의 20개 가량 비행장은 미군 전투기의 작전과 미군의 한반도 유입에 필요한 숫자의 절반 밖에 안 된다는 예를 들면서, 미국은 언급을 꺼리지만 일본의 상당한 지원 없이 한국 방어 작전을 계획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며 지소미아를 통해 일본의 지원을 일찍부터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맥데빗 미 해군분석센터 선임연구원은 일본의 잠재적 군사 역량과 관련해, 유사시 한국이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했다. 해군 소장 출신인 맥데빗 연구원은 대잠수함전을 예로 들면서 이 분야에서 일본의 역량은 세계 최상위급이라며 지소미아 파기는 한국의 안보와 관련해 매우 어리석은 결정으로 오랫동안 부정적 영향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매우 불행하고 무분별하며 동북아시아에서 미--일 안보를 훼손시키면서, 더 나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역내 안보 구조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는 시기에 한국이 지소미아를 파기하기로 결정한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현 상황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지소미아 파기를 납득이 안되는 결정이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움직임으로 규정하고,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한미일 세 나라가 원하는 수준까지 협력하는 것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역사라는 제단 위에 한국의 안전과 미국의 방어 공약을 쓸데없이 희생시키는 것에 비유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지소미아 파기는 한국의 안보를 훼손하고, 불필요하게 위험을 증가시키며, 한국군과 주한미군에 대한 경고시간을 무너뜨리면서 한미 동맹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미국의 국가 이익에까지 해를 입히는 심각하고 옹졸한 실수(small-minded mistake)라고 비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단도직입적으로 지소미아 종료를 자기 발등을 찍는(shooting yourself in the foot)” 행위로 간주했고,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포드대학 연구원은 한국 스스로의 안보 이익에 반하고 미국과의 안보 동맹을 훼손시키는 자멸적 행위(self-destructive act)”라고 비판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한-일 두 나라 지도자들은 현재 새로운 위험을 만들고 있고, 한미일 동맹과 조율을 갈라놓으려는 북한과 중국의 목표 달성을 돕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소미아가 파기되면 정보 공유는 극도로 복잡해지고 미--일 세 나라가 일관성 있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훨씬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지소미아는 워싱턴에서 핵심적인 한미 관련 사안으로 간주된다며, 자신이 아는 워싱턴의 정책 관련자들 가운데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를 미국에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여기는 인사는 사실상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수십년 간 이어져온 미-한 관계가 최근 3~4년 동안 훼손된 것이 사실이라며, 복구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지만 지소미아 파기는 이런 모든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고 한미 동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정 실장의 발언에 대해 외람되지만 지소미아는 미-한 동맹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도 미안하지만 틀린 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지소미아 파기를 -한 동맹을 위험에 빠뜨릴 몇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고,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포드대학 연구원은 지소미아가 한-일 간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고든 창 변호사는 지소미아 파기는 미국에서 동맹이자 파트너 국가로서 한국에 대한 진정한 우려를 일으켜 미-한 동맹 또한 약화시킨다며, 한국이 자국 방어에 관심이 없다면 미국은 왜 한국을 방어해야 하는지 마땅히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현 국면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길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번영을 역사 문제보다 우선 순위에 둘 것이라고 말한 뒤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먼저 철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미국이 한-일 간 경제적 분쟁을 중재하는 대가로 한국이 지소미아 철회 결정을 미루기 바란다고 말했고,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역시 미국이 상황의 진전을 돕기 위해 전통적 역할을 더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VOA의 설문에 응한 20명의 전문가 가운데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NA) 적성국 분석국장은 유일하게 지소미아 파기는 이해할 만하고 안보상 큰 문제가 없다며 이견을 보였다. 그는 동맹들 간에는 미국을 통해 상대방에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다중적 체계가 이미 구축돼 있으며 그 속도를 높이는 방법 역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스 국장은 지소미아와 한미동맹은 별개라는 주장에 동의한다며, 미국이 서로 사이가 안좋은 두 동맹국들에게 정보 공유를 강요하는 것보다 외교로 관여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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