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미팅과 같았던 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팬미팅과 같았던 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11.2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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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도떼기 시장 같았다”…중구난방 질문에 자기주변적 얘기도

 

19일 저녁에 공중파 방송으로 생중계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보면서 어수선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정된 국민패널 300명이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인지도 불분명했고,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된 질문응답 시간은 수십명씩 손을 들고 일어나 마치 지지자들의 팬미팅의 성격을 띠었다.

오죽했으면 문 정부의 지지자로 꼽히는 김어준도 다음날 tbs라디오 방송에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을 초청해 대담하면서 앞부분을 보다가 도떼기 시장이 되겠구나 생각하면서 시청을 멈추었다고 했다.

질문도 중구난방이었다. 일용직 노동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분은 한참 자기설명만 하다가 정작 질문을 하지 못했다. 워킹맘, 장애인, 다문화가정 부부, 탈북자, 치킨집 사장, 학생 등이 나서 대략 20개의 질문을 했는데, 지나칠 정도로 자기주변적 얘기였고 국정 운영에 관한 질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떤 이는 사회자 배철수씨와 오래전에 길거리에서 보았는데 옷에 밥풀이 묻었더라는 등의 시간 낭비적 화제를 꺼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답변도 요점을 피해 나갔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에는 장담하고 싶다”, “남북 관계는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 있는 분야다.”,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이 원인을 제공했다며 두루뭉술 넘어갔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임기 절반 동안 열심히 했지만 평가는 전적으로 국민에게 달려 있다""후반기에 보다 확실하게 성과를 체감하고, 계속 노력해 나간다면 우리가 원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과의 대화는 정해진 방송시간을 10여분 가량 넘겨서 진행됐으며, 답하지 못한 질문지 1634장이 전달됐다.

행사가 끝난 후 대통령은 국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19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 /청와대
19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 /청와대

 

자유한국당 김명연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제대로 된 대안도 제시못한채 100TV쇼는 진정한 소통이 아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통상적인 질문, 듣기 좋은 대답, 원론적인 얘기, 자화자찬에 남 탓. 소름 돋을 정도로 형편없었던 국민과의 대화는 알맹이는 빠진 대통령 홍보 방송이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20일자 나라 현실 엄중한데 대통령은 한가한 TV라는 사설에서 경제·안보가 모두 엄중한데 대통령이 TV에 나와 현실과 동떨어진 한가한 얘기나 하니 국정에 신뢰가 생기겠는가라고 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진짜 맨바닥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정말 난리도 아니었다대통령께 가장 죄송한 형식의 방송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수라장이 돼버리면 어떡하나' 걱정했으나 '작은 대한민국'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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