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역사 깃든 삼척 한재에 펜션단지가…
슬픈 역사 깃든 삼척 한재에 펜션단지가…
  • 아틀라스
  • 승인 2019.04.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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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국도변 절벽 해안…고려 멸망과 조선왕조 부흥이 엇갈리는 길목

 

동해안 7번 국도를 타고 삼척시에서 근덕면으로 넘어가는 곳에 한재라는 해안 절벽이 나타난다. 이름 그대로 '큰 고개'(大峙)라는 뜻이다. 태백산맥에는 한치, 대재, 한재등의 이름이 많은데, 대관령도 그런 부류의 명칭이다.

삼척군지 편찬위원회의 자료(1985)에 따르면, 고개 정상에는 원사대가 있었다고 한다. 고려 말에 가정(稼亭) 이곡(李穀)이 원사대에서 망망대해의 동해를 바라보다가 이름지었다고 하는데, 1584(선조 17) 강원도관찰사였던 정곤수(鄭崑壽)도 해산 절경을 원사대에서 관망했다고 한다.

 

한재에서 바라본 북쪽 해변 /김현민
한재에서 바라본 북쪽 해변 /김현민
한재에서 바라본 남쪽 해변 /김현민
한재에서 바라본 남쪽 해변 /김현민

 

이 고개는 깎아지르는듯한 절벽해안이다. 신라 지증왕 6(505)에 이사부(異斯夫) 장군이 실직(삼척) 군주로 발령을 받았을 때 이 고개를 넘었고, 고려 마지막 임금 공양왕(恭讓王)이 귀양갔을때에도 이 고개를 넘었을 것이다.

고개 넘어 공양왕이 죽은 곳이 근덕면 궁촌(宮村)이다. 공양왕은 그곳 뒷길 고돌산에서 살해되었다고 하는데, 주민들은 망한 나라의 임금이지만 그가 살던 곳을 궁궐 촌이라 이름하였다. 그 곳에 공양왕릉이 있다.

또 삼척 미로면에는 조선왕조의 조상을 모신 준경묘(濬慶墓)와 영경묘(永慶墓)가 있다. 망한 왕조와 새로 흥한 왕조가 교차하는 곳이 삼척이고, 그 기로에 한재가 있는 것이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178번지 공양왕릉 /문화재청
강원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178번지 공양왕릉 /문화재청

 

19167번국도가 만들어지면서 도로가 뚫렸다. 그 이전에는 해발고도 134.5m의 고개가 바티고 있었다.

자동차 교통이 빈번해지면서 옛 7번국도가 조금 더 동쪽인 산허리를 끼고 통과했다. 고개가 험해 1980년대에 버스가 굴러 수십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지금은 4차선 국도가 개통되면서 한치터널이 뚫려 굳이 험하디 험한 고개를 넘어갈 이유가 없다.

한재정상에는 한재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소공원 내의 전망 좋은 곳에 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뿐만 아니라 한재정상에서는 삼척항에 이르는 해안과 명사십리 맹방해변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재밑에는 소규모 해변으로 한재밑 해변이 있다.

 

삼척 오분동 한재 펜션단지 /푸른바다펜션 사이트
삼척 오분동 한재 펜션단지 /푸른바다펜션 사이트

 

한재 밑에는 펜션단지가 들어섰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군부대가 주둔하고, 해안 철책이 있던 곳이다. 이곳에서 굳이 1박을 하지 않더라도 커피 한잔을 하면서 동해바다를 구경하면 좋다.

 

펜션단지 아래에 해안 철책이 보인다 /김현민
펜션단지 아래에 해안 철책이 보인다 /김현민

 

슬픈 역사가 잠겨 있는 곳, 군부대가 지키던 무서운 곳이 이제는 관광과 휴양을 하는 곳이 되어 버렸다.

 

삼척 오분리 한재밑 펜션단지 /김현민
삼척 오분리 한재밑 펜션단지 /김현민
삼척 오분리 한재밑 펜션단지 /삼척푸른바다펜션 사이트
삼척 오분리 한재밑 펜션단지 /삼척푸른바다펜션 사이트
삼척 오분리 한재밑 펜션단지 /삼척푸른바다펜션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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