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가 3일 밤 11시에 급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서비스를 개통했다. 세계 최초다. 당초 5G 상용화는 5일 0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미국 업체 버라이즌이 상용화 일정을 앞당길 것이라는 소식에 정부와 통신사가 서둘러 개통을 앞당겼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
당초 통신사들은 3월말에 5G를 개통하려 계획했지만, 늦어졌다. 정부가 5G의 요금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제동을 거는 바람에 개통일자가 늦어지다가 미국 회사가 개통한다는 정보에 부랴부랴 개통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단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였다.
조선일보는 ‘3일 밤 11시의 5G 소동이 보여주는 것’이라는 5일자 사설에서 “정부가 사사건건 경제의 발목을 잡는 정부의 규제 본능이 웃지 못할 개통 소동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조선 사설은 “우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통신요금 깎는 포퓰리즘 경쟁만 반복한다”면서 “5G 시대를 앞서가기 위한 빅데이터 수집이나 원격 의료 등의 관련 분야 규제도 여전하다. …… 한국 정부는 5G, AI, 빅데이터에 정말 어느 정도의 관심이 있나.”고 했다.
5G 이동통신은 빠른 전송, 방대한 데이터, 실시간 연결 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이자 플랫폼 역할을 하고, 일상생활의 변화는 물론이고 산업 간 융합과 혁신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5G의 경제적 가치가 2035년 12조3,000억 달러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동이일보는 사설에서 “세계 첫 5G 상용화, 타이틀보다 중요한 건 경쟁력”이라고 설파했다. 동아일보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넘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체 산업 측면에서 5G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는 관련 규제를 풀고 산업계는 과감한 투자로 플랫폼, 콘텐츠 등 다방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사설은 “5G 혁명, 이젠 생태계 확장”이라고 했다. 매경 사설은 “5G 상용화 서비스 개통에 성공하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당장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도 기지국 부족으로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는 “이런 5G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고 한순간에 퇴출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전후방산업을 육성하고 기술 및 신서비스 발굴로 생태계를 선점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면서, “그러려면 정부 지원과 규제 개혁, 기업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라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5G 기반의 융합서비스를 시연하는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는 글로벌 5G 시장 선도를 위한 국가 차원의 산업전략으로 ‘5G+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