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얼굴의 신라 토기, 경산에서 나왔다
사람 얼굴의 신라 토기, 경산에서 나왔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12.03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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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리 유적에서 발굴…5세기경 제작 관측, 의례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

 

사람 얼굴을 한 신라시대 토기가 발굴되었다.

약간은 웃는 듯하고 뭔가 말을 하려는 듯하다. 무표정한 듯하기도 하고, 심각한 것 같기도 하다.

재단법인 화랑문화재연구원(원장 오승연)는 경북 경산지식산업지구 진입도로구간의 소월리 유적에서 사람 얼굴 모양의 토기를 출토했다고 밝혔다. 이름하여 투각인면문옹형토기(透刻人面文甕形土器), 뚫리도록 새긴 얼굴 모양의 항아리형 토기라는 뜻이다. 5세기 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 얼굴 모양 장식 토기 /문화재청
사람 얼굴 모양 장식 토기 /문화재청

 

발굴된 토기는 높이가 28가량으로, 토기의 윗부분 중앙 돌출부에 구멍을 뚫어 눈과 콧구멍, 입을 표현했다. 또 옆면에는 같은 간격으로 원형 구멍을 뚫어 귀를 표현해 3개 면에 무늬를 새겼다. 눈과 입에는 무언가 감정표현을 넣었는데, 무표정한 듯, 심각한 듯, 말을 하는 듯한 표정으로 조금씩 다르게 표현한 얼굴 무늬가 각각 새겨져 있다.

각 인면문의 두 눈과 입은 기다란 타원형으로 밖에서 오려내었고, 콧구멍에 해당하는 2개의 작은 구멍은 안에서 밖으로 찔러 만들었다. 콧등을 중심으로 양쪽을 살짝 눌러서 콧등을 도드라지게 표현했다.

옹형토기와 함께 출토된 시루의 몸통 중간 지점에는 소뿔모양 손잡이 2개가 부착되어 있다. 두 점의 토기는 서로 결합되어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발굴된 토기는 그동안 진주 중천리유적, 함평 금산리 방대형고분 등에서 발굴된 사람 얼굴 모양의 토기와 달리 삼면에 돌아가며 얼굴 모양이 표현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토기는 지름 1.6m가량의 원형 구덩이에서 출토되었는데, 건물지군 사이 한쪽의 빈 공간에 있었다. 토기는 내부조사가 반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나왔으며, 이외에 바닥을 의도적으로 제거한 시루 1점도 함께 출토되었다.

 

시루 토기 /문화재청
시루 토기 /문화재청

 

소월리 유적은 금호강의 지류인 청통천 주변에 형성된 넓은 평야를 조망할 수 있는 나지막한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굴조사를 통해 삼국통일신라 시대의 고상건물지(高床建物址, 땅위의 건물)와 구덩이(수혈), 토기가마를 비롯해 고려조선 시대의 무덤 등 많은 수의 유구가 확인되었다.

토기의 제작 기법과 특징 등으로 보면 5세기 전반 또는 그 이전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일상적인 목적보다는 5세기경 유적에서 베풀어진 일종의 의례 행위와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유적의 중심을 이루는 주변의 고상건물지도 당시의 의례와 관련된 시설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적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고상건물지는 사용 목적이 분명하지는 않지만 구릉의 완만한 경사면에 밀집되어 있으며, 주변으로 배수를 위한 도랑과 구덩이들과 울타리(추정) 등을 배치하고 있어 일반적인 거주보다는 특수한 목적의 건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구덩이 내부에서는 토기 외에도 유기물, 목재 등이 추가로 확인되고 있다. 화랑문화재연구원은 조사가 완료되면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사람 얼굴 모양 토기를 시루에 얹은 모습 /문화재청
사람 얼굴 모양 토기를 시루에 얹은 모습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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