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사태 1년, 중국-캐나다 무역분쟁 격화
화웨이 사태 1년, 중국-캐나다 무역분쟁 격화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12.0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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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농식품 수출 감소로 경제적 손실…중국산 소비재 수입 감소

 

지난해 12월초 캐나다 당국이 중국 굴지의 IT기업 화웨이의 부회장 멍완저우(孟晚舟)를 벤쿠버 공항에서 긴급체포했다. 멍완저우는 화웨이 그룹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런정페이(任正非, 74)의 맏딸이자, 화웨이의 돈줄을 쥐고 있는 최고재무책임자(CFO)였다.

그로부터 1년 동안 중국과 캐나다 사이에 무역전쟁이 벌어졌다.

중극은 곧바로 자국 내 체류중인 캐나다인 2명 체포해 구금한 이후 두 차례 걸쳐 캐나다산 농식품 및 육류 수입중단 발표했다. 캐나다도 이에 맞서 지난 5월 중국을 철강 세이프가드 대상국에 중국을 포함시킨데 이어 9월에는 중국을 WTO에 제소하는등 강경대응 입장을 보였다.

 

양국의 경제전쟁이 팽팽하게 전개되면서 두 나라 사이의 무역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트라 벤쿠버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의 중국 수출품 가운데 지난 2분기에 육류는 83.7%, 오일시드 78.5%, 맥아·전분 72.1%, 채소 30.2%나 감소했고, 소비재 수출에서도 플라스틱 24.6%, 가죽제품 20.1%, 직물 15.3%, 목재 7.2%, 가구 51.1%나 줄어들었다. 광물 자원도 이 기간에 니켈 22.5%, 80.6%나 줄었다.

캐나다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자 가운데, 과일·견과류는 17.5%, 실크섬유 20.0%, 시계 11.7%, 장식용 제품 11.3%, 신발 7.2% 감소했다. 수입품목 가운데 광물자원으로 주석 38.2%, 구리 12.6%, 철강재도 40.8% 각각 줄어들었다.

캐나다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규모는 연간 7백억 캐나다 달러로, 주로 소비자이며, 대중 수출품은 농식품 및 육류 제품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캐나다의 카놀라, 육류제품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 서부 농민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

 

자료: 코트라 벤쿠버 무역관
자료: 코트라 벤쿠버 무역관

 

관광산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은 자기나라와 마찰을 빚는 나라에 관광객을 무기로 하는 인해전술을 사용하는데, 캐나다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인 여행객이 캐나다 관광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영국에 이어 3번째이며 지난 10년간 캐나다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4배나 증가해 캐나다 관관산업의 주수입원이었다. 2018년 중국인 캐나다 방문비자 승인 건수 592,000건으로 전년비 8.3% 증가했다. 급증추세에 있던 중국인들의 캐나다 관광도 화웨이 부회장 구금사태 이후 중국정부가 캐나다에 대해 여행경보를 발령하면서 올해 들어 그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했다. 올해 1~5월 사이에 캐나다의 중국인 방문객 증가 실적은 전년대비 약 3% 증가한 수준에 그쳐 과거 20%대의 높은 평균 증가세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지난달초 중국 정부는 중단했던 캐나다산 육류의 수입을 즉시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그 이유는 중국 내에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번져 120만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하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한 탓이다. 국내 소비자 불만을 달래기 위해 캐나다산 육류 수입을 재개했다는 분석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의 캐나다산 육류 수입재개 조치가 식량 수급 안정화를 위한 조치일 뿐 본격적인 캐나다-중국 관계 정상화의 신호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지난 11월 부임한 신임 주캐나다 중국대사는 기자회견에서 화웨이 사태 해결 없이는 과거와 같은 관계 정상화는 힘들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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