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동지 무렵으로 정한 까닭
크리스마스를 동지 무렵으로 정한 까닭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12.2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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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춥고 어두운 날에 성인이 태어나 따듯한 빛을 비출 것으로 기대

 

크리스마스(Christma)는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Christ’와 축일을 의미하는 ‘mass'가 합쳐진 합성어다. 말 그대로, 예수그리스도의 축일이다. 영어에서 나온 말이다. 최초의 기록은 1038Crīstesmæsse라는 고대 영어로 등장하고, 1131년엔 Cristes-messe라는 표현이 나온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관한 기록은 신약성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나온다. 하지만 이들 복음서에는 예수의 탄생 일자가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지 않다.

초기 기독교 시기인 서기 200,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기독교학자 티투스 플라비우스 클레멘스(Titus Flavius Clemens)520일 또는 420~21일이라는 주장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418일 또는 19, 325, 12, 1117일 또는 20일이라는 설이 있었다.

비슷한 시기의 신학자 테오필루스(Theophilus)우리는 1225일을 성자의 탄생일로 경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이 먹혔다. 이후 더 이상 논쟁을 하지 않았다.

 

로마시대 달력으로 1225일은 동지(冬至)였다. 해가 가장 짧은 날이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태양이 가장 적게 비추는 날에 예수가 태어났을 것으로 믿었다. 가장 춥고 어둠이 긴 날에 성인이 태어나 미래의 세상에 길고 따듯하게 빛을 비추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로마인들은 동지를 태양의 탄생일로 보았고, 초기 기독교인들도 같은날을 기념하길 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에 로마인은 물론 다른 유럽 종족들에게도 12월은 축제의 계절이었다. 겨울의 한가운데에 낮이 가장 짧고 어두운 계절이어서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빛, 그리고 사랑과 우정 같은 것이 필요했다.

로마에선 농업의 신 사투르누스(Saturnus)를 기념하는 축제 사투르날리아(Saturnalia)1217일부터 24일까지 열렸는데, 이 또한 성탄절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역사가들은 짐작한다.

 

고대 노르웨이인들은 아주 긴 장작에 불을 붙여 그것이 다 탈때까지 축제를 즐겼다. 게르만족도 도살한 가축 고기와 수확한 곡물을 창고에 가득 채운 다음에 흥청거리며 축제를 벌였다.

이런 세속적인 명절 또는 축제와 태양에 관한 신앙이 합쳐져 크리스마스가 형성되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최초로 1225일 성탄절을 기념한 사람은 4세기경에 교황 율리우스 1(Julius I). 이후 이 풍습은 432년 이집트로 건너갔고, 6세기에 영국으로 전해졌다. 8세기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까지 확산되었으며, 로마 교회와 분리해 별도의 파벌을 만들었던 그리스정교도 이를 받아들였다.

중세를 거치면서 기독교 신앙에 이교도의 관습이 보태져 융합이 이뤄지면서 크리스마스에는 집집마다 불을 밝히고, 상록수 장식과 선물을 교환했다. 교회에서 예배를 한 후 집에 들어가 술을 마시고 노래하며 흥청망청 법석을 떠는 놀이를 일삼았다.

 

영국에서 청교도 혁명이 일어나고 성탄절을 금지하기도 했다. 1645년 혁명지도자 올리버 크롬웰(Oliver Cromwell)은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날짜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데다 성탄절이 너무 향락적이라는 이유로 성탄절 금지 법안을 가결시켰다.

하지만 왕정이 복고된 후 찰스 2세는 대중들에게 크리스마스를 돌려주면서 휴일로 정했다.

 

미국은 청교도들이 영국을 떠나 건설한 나라다. 초기 미국에선 크롬웰보다 더 청빈을 강조하는 청교도 이주민들은 크리스마스를 지내지 않았다. 미국에 19세기에 크리스마스가 정착했고, 의회에서 크리스마스를 휴일로 선포한 것은 1870년이었다.

크리스마스가 흥청거리는 축제일로 바뀐 것은 산업혁명이후였다. 대중의 수입이 늘어나고 물산이 풍부해지면서 소비가 확대되었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에서 가족과 아이들을 위한 축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위키피디아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위키피디아

 

여기에 산타클로스(Santa Claus) 전설이 더해진다. 종교와 상관없이 아이들은 산타 할아버지가 가져다주는 선물을 기다린다. 산타클로스는 4세기 그리스 정교의 성 니콜라스(Saint Nicholas)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세 명의 착하고 예쁜 딸을 가진 귀족이 있었다. 딸들은 결혼을 할 나이가 되었는데, 가난한 아버지는 딸들 결혼에 보태줄 지참금이 없었다. 이 사정을 전해들은 성 니콜라스가 그 집의 굴뚝에 금화 세 주머니를 떨어뜨려 주었다. 이 금화 주머니가 마침 말리기 위해 벽난로에 널어 둔 딸들의 양말로 들어갔다. 이후로 아이들은 산타클로스로부터 선물을 받기 위해 벽난로 선반이나 집안의 다른 곳에 양말을 걸어놓게 되었다고 한다.

 

성 니콜라스 /위키피디아
성 니콜라스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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