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년 극대가뭄 기록을 보면, 2025년 대비해야
124년 극대가뭄 기록을 보면, 2025년 대비해야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12.2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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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룡 교수 가뭄 주기설…대한제국, 고구려·백제·신라 및 발해 멸망기와 겹쳐

 

변희룡 부경대 명예교수(환경대기과학)는 우리나라의 가뭄주기에 관해 설명한다. 그는 6년마다 한반도 내의 어딘가에 가뭄(평가뭄)이 생기고, 12(중가뭄)마다 장마가 실종되며, 38(대가뭄)124(극대가뭄)마다 큰 가뭄이 발생한다는 주기설이다.

변희룡 교수
변희룡 교수

 

6년 주기론은 1976, 1982, 1988, 1994, 2000, 2012년에 심한 가뭄이 있었고, 2006년도는 약한 가뭄이 왔다. 2006년을 제외하더라도 최근들어 7회 중에 6번은 6년 주기로 가뭄이 왔다는 것이다. 38년 주기는 1901, 1939, 1977, 2015년으로 이어졌는데 전후로 2~3년씩 연속 또는 단속으로 발생했다고 한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극대가뭄 124년 주기론이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124년 주기는 1777, 1901년으로 이어진 극대가뭄인데, 전후로 20여 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극대가뭄은 민심 이반과 사회변동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고구려(668), 백제(660), 대한제국(1910), 청나라 (1912)의 멸망이 124년 주기의 축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2025년의 극대가뭄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변희룡 교수는 12년 이하의 주기는 어떤 경우에 잘 지켜지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124년 극대가뭄은 거의 지켜졌고, 2025년에 돌아올 극대가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료: 변희룡 교수 논문 ‘백두화산과 다음 대가뭄’에서 캡쳐
자료: 변희룡 교수 논문 ‘백두화산과 다음 대가뭄’에서 캡쳐

 

변희룡 교수의 124년 극대가뭄의 실례를 인용해 본다.

가장 최근의 극대가뭄은 구한말인 1901년에 있었다. 그해 서울의 연강수량은 374mm, 이는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 1,277mm(1978~2007)에 비해 극히 낮다.

<고종실록>1901929일자에 이렇게 기록했다.

"고금에 어찌 올해와 같은 한재(旱災)가 있었겠는가? 각도(各道)에 가뭄과 비의 정도가 같지 않은데 비가 내려 어느 정도 수확을 기대할 만한 곳이 간혹 있지만 애당초 이앙(移秧)하지 못한 데가 많아서 들판이 황무지로 되었고 경색(景色)이 스산하여 어디라 할 것 없이 흉년이 들 것이 이미 명백하여졌다. 아직 가을도 되기 전인데 백성들이 굶주림을 당할 걱정을 하고 떠돌며 먹을 것을 바라는 참상은 듣기에 더없이 참혹하다. 그것이 만 리 밖에 떨어져 있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처럼 두렵고 걱정스러워 금의옥식(錦衣玉食)도 편안하지 않다.“

이때 극대가뭄은 1882년에 시작되어 1910년까지 29년간 지속되었다. 이 시기에 대한제국이 국체를 잃게 된다.

 

그 이전의 극대가뭄은 강수량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없기 때문에 사료에 의존해야 한다.

변교수는 1901년에서 124년을 역산한 1777년에도 극대가뭄이 있었다고 규명했댜.

그다음 124년 주기의 역순은 1653년이다. 이 시기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1652년을 중심으로 가뭄과 기우제란 용어가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또 이 시기는 소빙기(1645~1715)에 해당하는 기간으로 태양 흑점활동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 기간을 전후해 1631, 1647, 1669년 등 세찰예 걸쳐 5월 서리가 내렸다. 음력 5월은 양력으로 6월에 해당하는데, 초여름에 서리가 내렸다는 기록은 냉해로 인한 농업 피해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1670~1671년의 경신대기근이 이 극대가뭄기 후반기에 나타났다는 것이 주목된다. 이 시기엔 가뭄 피해 이외에도 한해(寒害), 수해, 홍수, 냉해, 풍해(風害), 충해(蟲害), 우역(牛疫, 구제역), 전염병의 피해가 겹쳤다. 실록에 굶어 죽는 백성들이 길에 널렸다는 기록이 나올 정도로 가뭄 피해가 컸다.

 

다음 역순은 1529년이다. 이 해 왕조실록에 가뭄 기록이 39, 기우제 기록이 5번 나타난다. 1520년 이후엔 5월 서리 기록이 나타난다.

그다음 124년을 거슬러 올라간 1405년 부근에는 1414, 1417, 1436년에 5월 서리 기록이 나타난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제국이 무너진 시기도 1415~1439년으로 추정된다.

그 다음 역순인 1281년은 고려 충렬왕 시기다. 1279년에서 1290년까지 무려 10년 이상 가뭄이 연속되었다.

124년을 거슬러 올라가면 고려 예종 때인 1157년이다. 이 무렵엔 1121년부터 1173년까지 무려 50년 이상 가뭄이 이어졌다. 가뭄으로 굶어죽은 시체가 뒹굴었고 사람이 인육을 먹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더 멀리 가면 1033년이 극대가뭄의 주기다. 이 시기에도 1017, 1019~1032, 1036, 1040~1043년 사이에 가뭄이 발행했다.

 

그래픽=김현민
그래픽=김현민

 

그 이전은 통일신라 시기다. 극대가뭄 주기로 계산되는 해는 909년이다. 이 시기엔 삼국사기에도 가뭄과 냉해 기록이 자주 나온다. 이 시기에 가뭄에 대한 민심 이반으로 후고구려, 후백제가 건국하고 935년에 신라가 멸망하게 된다. 발해멸망(926)도 이 시기와 겹친다.

그 앞서 785년 극대가뭄 주기는 통일신라 원성왕 시절이다. 이 시기엔 786~790년 사이에 5년 연속가뭄 기록이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고, 백성들이 인육을 먹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도적이 나타나고 신라 해적이 일본을 약탈하는 것도 이 시기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삼국사기>의 기록이 희미해진다.

그다음 역순은 661년인데 그 한해전에 백제가 멸망하고(660), 그 후 668년에 고구려가 멸망했다. 극대가뭄과 함께 민심 이반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전의 주기에는 기록이 부실하다. 537년 시기엔 가뭄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 413년 부근엔 가뭄기록(420)과 기근 기록(432)이 나온다. 420, 431년에 7월 서리기록이 나오는 것을 보면 가뭄과 냉해가 극심했을 것으로 보여 진다.

 

변희룡 교수는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24년 극대가뭄의 주기가 돌아오는 2025년을 대비해 할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해 물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번 극대가뭄이 그 이전부터 시작이 되어 2025년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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