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 율법에 매어 아들도 빼앗긴 아버지 ‘메나쉬’
유대 율법에 매어 아들도 빼앗긴 아버지 ‘메나쉬’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12.3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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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사회 단면을 보여준 영화…아내 잃은 메나쉬 통해 유대인 홀아비의 애환 그려

 

케이블TV에 미국 유태인 사회의 단면을 그린 <메나쉬>(Menashe)라는 영화가 상영되었다. 줄거리는 아내를 잃은 아버지가 아들과 살기 위해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인데, 유대인 세계의 단면을 볼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2017년 미국에서 제작된 조슈아 웨인스타인(Joshua Z. Weinstein) 감독의 영화로, 메나쉬 러스틱(Menashe Lustig)을 비롯해 주연배우 이름이 등장인물의 이름으로 그대로 사용되는 점이 특이하다. 배경은 유대인들이 많이 사는 뉴욕 브루클린이며, 주요 언어는 유대언어인 이디시어(Yiddish-language).

 

주인공 메나쉬는 1년전에 아내 레아를 잃고 열 살짜리 아들 리벤(Rieven)과 살게 된다. 주변에서 재혼하라고 하지만 주인공은 다른 여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랍비는 유대 율법에 따라 아들 리벤을 처형 에이지크(Eizik)의 집에서 살라고 명령한다.

메나쉬는 율법을 고수하는 원리주의에 저항한다. 메나쉬는 전통적인 검은 코트와 원형 모자를 벗어 제끼고 편하게 옷과 모자를 입는다. 정통유대인들은 그를 핀잔하지만 아들 리벤은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좋아한다.

메나쉬는 야채가게의 점원인데 까탈스러운 지배인 밑에서 힘들게 살아간다. 쥐꼬리 봉급으로 월세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처형에게 돈을 빌려 쓰기도 한다. 처형은 제법 성공한 인물이며 유대교 원리원칙을 따랐다. 처형 에이지크는 덤벙대고 가난한 메나쉬를 경멸한다.

결정적인 대립구도는 아내 레나의 첫 제삿날이다. 처형은 동생 제사를 자기집에서 치르겠다고 하지만 매나쉬는 처형과 우려 자기 집에서 제사를 지내게 된다. 하지만 제사에 쓰는 유대 전통요리 쿠겔(kugel)을 조리하다가 오븐에 태워버린다. 처형은 음식에 입에 대지 않지만 랍비는 맛있게 먹으면서 에이지크에게 먹으라고 권한다. 제사가 끝나고 처형은 결혼하면 아들을 데려가도록 허용하겠다고 말한다.

메나쉬는 아들을 찾기 위해 새 아내를 구할 결심을 한다. 그동안 거부했던 검은 코트와 원형모자를 쓰고 나간다.

 

스토리 자체는 크게 굴곡이 없다. 아내가 죽은후 아들과 살아가는 싱글대디의 애환을 그렸다.

이 영화는 유대인의 풍습을 이해하지 못하면 정말 재미가 없다. 동양적 관습에서 보면, 왜 아버지가 아들을 처형에게 빼앗겨야 하나, 종교가 무엇이길래 가정사에 개입하나, 하는 의문이 생긴다.

우선 정통 유대인들은 랍비가 유대사회를 관장하고, 가정사까지 개입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랍비가 유대사회의 촌장이며 지배자다. 랍비가 율법의 규칙을 지키도록 명령한다.

둘째, 영화에서 나오듯이 율법에 따라 정통주의를 추구하는 하시딕 유대인(Hasidic Jewish)은 홀아비에게 자녀를 키우지 못하도록 한다. 재혼을 해야 전처의 아들을 양육할수 있다. 그래서 주인공 메나쉬는 끝 장면에 목욕재개하고 정통 유대인 차름으로 선을 보러 가게 된다. 재혼을 해서 아들을 양육하기 위해서다.

 

메나쉬는 아내가 없으면 남자가 맘대로 할수 있고 좋지 않느냐며 키득거리는 히스패닉 점원들의 조롱을 받는다. 반쯤 유대교에서 발을 빼려는 메나쉬는 쓴 웃음을 짓는다. 아들을 빼앗는 종교에 저항도 하지만, 끝내는 아들을 되찾기 위해 율법에 따라 여자를 만나러 가는 모습에서 유대인들의 애환이 읽힌다.

 

영화 메나쉬의 장면들 /IMDb 캡쳐
영화 메나쉬의 장면들 /IMDb 캡쳐
영화 메나쉬의 장면들 /IMDb 캡쳐
영화 메나쉬의 장면들 /IMDb 캡쳐
영화 메나쉬의 장면들 /IMDb 캡쳐
영화 메나쉬의 장면들 /IMDb 캡쳐
영화 메나쉬 포스터 /네이버 영화
영화 메나쉬 포스터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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