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부 실세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의 정밀조준에 의해 사망한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3일 "솔레이마니를 사살한 것은 전쟁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전쟁을 막기 위해 군사럭을 동원한다는 말처럼 인류 역사에 거짓말로 드러난 것이 없다. 20세기 두차례의 세계대전에서도 각국이 그런 명분으로 전쟁에 참여했고, 그에 앞서 유럽의 수많은 전쟁도 전쟁을 종식시키킨다는 명분으로 발발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는 긴급 성명을 내고 ‘심각한 보복’(severe revenge)을 예고했다.

 

 

이란의 보복이 시작될 경우,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이 페르시아만의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이다. CNN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전개될 경우, 가장 주목되는 곳이 호르무즈 해협”이라고 진단했다. 이 곳에서는 지난해 두척의 선박이 공격을 받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이다. 북쪽으로는 이란과 접하며, 남쪽으로는 아랍에미리트에 둘러싸인 오만의 월경지(越境地) 사이에 있고, 가장 좁은 곳이 약 50km다. 이 해협은 세계적인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쿠웨이트의 중요한 석유 운송로로 세계 원유 해상공급량의 24%가 통과하는 곳이다. 2018년 통계로 하루 2,250만 배럴의 원유가 운송되었다.

따라서 이 해협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국제적인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우리나라의 수입 원유도 대부분 이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이란으로선 이 해협이 오스만 투르크의 다르다넬스 해협(the Dardanelles)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시사평론가 갤 루프트(Gal Luft)는 2012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오스만 투르크가 러시아의 흑해함대를 제어하기 위해 다르다넬스 해협을 활용한 것과 이란이 페르시아만의 미국 해군을 위협하는 방법을 비교한 바 있다.

 

이란은 그동안 수차례 이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지만, 그때마다 미 해군의 강력한 응징했다. 이 해협은 미 해군의 무장력에 의해 해협이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이 해협이 여러차례 봉쇄될 위험에 빠진 적이 있다.

▲1984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벌일 때 이란의 원유터미널과 유조선 기지가 있는 해협에 있는 카르그 섬(Kharg Island)을 공격했다. 당시 후세인의 전략은 이란 선박을 공격해 이란으로 하여금 보복을 유도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란은 즉각적으로 이르크 선박을 공격했지만, 해협은 개방했다. 미군의 개입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1988년 4월 14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설치한 수중 어뢰에 미국 전함이 부분 손상되자, 미 해군이 4일후에 이란 전함과 해상시설물을 폭격해 파괴했다. 하룻동안 진행된 미군의 이 작전을 ‘사마귀 작전’(Operation Praying Mantis)이라고 한다. 이란 쾌속정 3척이 침몰했고, 프리깃함 1척등 이 작전에 대응한 이란해군 전력의 절반이 파괴되었다.

▲1988년 미 해군이 전투기로 오인해 이란민항기 에어버스 A300을 격추해 290명이 사망했다.

▲2007년 12월부터 2008년 1월 사이에 해협에서 미국 전함과 이란 괘속정이 대치하는 사건이 수차례 발생했다.

▲2011년 12월 이란의 핵 위기가 전개될 때 미국이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운항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해군은 “적의 악의적 도발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대응했다. 미 해군은 항공모함을 페르시아만에 띄워 이란의 공격에 대비했다.

▲2018년 7월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핵 합의를 폐기하자 이란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