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 올해 은퇴, 재벌 관행에 신선한 충격
서정진 회장 올해 은퇴, 재벌 관행에 신선한 충격
  • 김현민 기자
  • 승인 2020.01.19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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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세 팔팔한 나이인데 은퇴 재확인…전문경영인에게 맡겨 소유와 경영 분리 소신

 

창업한지 20년만에 대기업을 일구고 세계적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한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 올해 은퇴한다고 밝혔다.

서정진 회장 /문체부
서정진 회장 /문체부

 

올해 63세로 아직 팔팔한 나이인데, 창업자이자 오너인 그는 오래전부터 올해말까지만 하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왔다. 그의 은퇴 소신은 평생 회장직을 유지하며 경영을 좌지우지해온 우리나라 재벌기업의 경영 관행에 신선한 충격이 되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정진 회장은 지난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업전략 발표에서 "내년에는 차기 회장이 발표할 것"이라며 청중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서 회장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의 발언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2020년 말 경영에서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지분은 자식에게 물려주겠지만 2021년부터 셀트리온그룹의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겠다고도 했다. 즉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서 회장에게는 아들 둘이 있다. 장남 서진석씨(36)는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을 서울대 동물자원학과와 KAIST 출신으로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을 맡고 있고, 차남 서준식씨(33)는 셀트리온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18년에 기우성·김형기 사장을 부회장을 승진시킨 바 있다.

 

서정진 회장은 1957년 충북 청주시에서 태어나 삼성전기, 한국생산성본부, 대우자동차에 근무하다가 IMF 외환위기로 직장을 잃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창업을 하기로 약속하고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가 신산업을 연구하다가 바이오 산업이 유망하다는 판단으로 1999년 넥솔을 창업했고, 곧바로 회사이름을 셀트리온으로 바꿨다.

사업 초기에 자금난에 빠져 한 때 자살을 시도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그가 북한강 변에서 자동차를 몰고 자살을 시도했는데, 자동차만 부서지고 자신이 살아 남은 것을 천운으로 생각하고 다시 재기에 나서 사업에 성공했다고 한다.

영화에도 관심이 있어 2016년에 인천상륙작전3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자전차왕 엄복동을 제작했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 15일 그는 3년 임기의 국립오페라단 이사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2030 비전 로드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셀트리온 사이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2030 비전 로드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셀트리온 사이트

 

서 회장은 자신이 창업한 셀트리온을 올해 마지막으로 경영하면서, 그 전략을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밝혔다.

그는 그 자리에서 셀트리온의 신성장 동력을 담은 ‘2030 비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세계 두번째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중국시장에도 직접 진출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셀트리온그룹을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퍼스트무버를 넘어 시장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성장시키겠다고도 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문을 연 퍼스트무버 효과와 R&D부터 임상, 허가, 제조, 판매 등 의약품 전 분야를 그룹사를 통해 모두 소화 가능한 데 따른 비용 절감효과, 강력한 장기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역량을 셀트리온그룹의 핵심역량으로 꼽았다. 서회장은 또 12만 리터 규모의 중국 내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직판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서 회장은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기술도입(License-in)과 자체 및 공동 개발 방식으로 전 세계 400억 달러(한화 약 465,000억원) 규모의 당뇨시장에 진출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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