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찬스’의 역풍…문희상 아들, 결국 총선 포기
‘아빠 찬스’의 역풍…문희상 아들, 결국 총선 포기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1.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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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 제2조국 사태 우려한듯…법안처리 끝나니 토사구팽 설도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가 23일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보도자료를 내고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미련 없이 제 뜻을 접으려고 한다"면서 "아쉬움은 남지만 이 또한 제가 감당해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석균씨는 아버지 문희상 의장이 여섯 번 당선된 지역구에 출마하면서 세습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아빠 찬스를 쓴다는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문석균씨는 지난 16일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내 나이가 올해 쉰 살이다. ‘아빠 찬스는 단호히 거부하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비추기도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17일 문씨가 출마하려는 의정부갑 지역구를 전략공천지역 15곳의 하나로 확정했다. 문석균씨는 아버지 지역구를 경선지역으로 되길 희망했지만, 중앙당은 그 지역을 낙하산으로 공천하는 지역구로 바꿔 놓은 것이다.

여당 내에서도 문희상 의원 아들의 출마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게 제기되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부모가 현재 국회의원으로 있는 지역에서 그다음 임기에 바로 그 자녀가 같은 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것은 국민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도 "우리 사회에 공정의 가치가 많이 높아져 있어 일단 당의 우려, 국민의 정서를 문 의장과 당사자에게 전달했다"면서 "본인이 현명한 결정을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석균씨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을 겨냥해 "용기 있게 정리하고, 당에 누를 덜 끼치는 쪽으로 결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주주인 서울신문은 “‘지역구 세습논란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공천 안 된다는 사설을 통해 문석균씨 출마에 대해 직격탄을 쐈다. 서울신문 사설은 석균씨가 21대 총선에 반드시 출마하고 싶다면 의정부시을 지역구 등 주변 지역으로 옮겨 아빠 찬스 없이 당당하게 다른 후보들과 경쟁하는 게 정도다면서 계속 아버지 지역구 출마를 고집한다면 지역구 세습을 넘어 공정성 논란이 전체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소속당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점을 석균씨는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정도 되면 발을 빼야 한다.

조선일보는 민주당 지도부도 총선에서 '2의 조국 역풍'을 우려해 문씨를 주저앉혔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문 의장도 '아빠 찬스' 논란이 이는 상황에서 끝까지 아들 출마를 고집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정리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해찬 대표가 문 의장을 만나 당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연말에 문희상 의장이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법 설치 법안등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밀어붙일 때 아들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물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치권에서는 문석균씨 출마가 좌절되면서 문 의장이 결국 토사구팽(兔死狗烹) 당했다는 말도 나온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1월 11일 문석균씨 출판기념회 /유튜브 캡쳐
1월 11일 문석균씨 출판기념회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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