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입국 못 막으면서 대구·경북 봉쇄하냐” 비난
“중국 입국 못 막으면서 대구·경북 봉쇄하냐” 비난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2.2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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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민주 대변인 발언에 혼쭐난 당정청…결국 대통령 나서서 진화

 

중국인 입국은 막지 않으면서 대구·경북을 봉쇄하냐는 것이 25일 고위당정청 협회의 직후에 쏟아진 지역의 불만이다.

발단은 회의 직후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대변인의 브리핑이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회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대구·경북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통상의 차단 조치를 넘는 최대한의 봉쇄 조치를 시행해 확산을 조속히 차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 고위급이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을 협의했다.

그중 봉쇄 조치란 말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봉쇄조치는 중국 발원지인 우한과 같은 봉쇄를 의미했기 때문이다.

홍 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이 미칠 정치적 파장을 걱정했는지, "최대한 이동 등 부분에 대해 일정 정도 행정력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대구·경북 지역의 여론이 들끓었다. 대구·경북 지역에 바이러스 확진자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의 감염자도 어디에선가 전염된 피해자들이다.

김성환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이 비공개 회의에선 마스크 공급 방안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고 봉쇄라는 단어는 회의에서 나온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래도 비공개회의 석상인 만큼 그런 내용을 검토했을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야당이 반박 성명을 냈다. 미래통합당 전희경 대변인은 중국 봉쇄는 못하면서, 국민들에게는 봉쇄 들먹이며 대못질하는 못된 정권이라고 당정청을 비난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중요한지 국민의 생명이 중요한지 묻고 있다면서 우한폐렴이라는 말을 왜 그토록 쓰지 말라 하는지, 무엇보다 왜 아직도 중국 전역 방문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차단하지 않는지 묻고 있다고 했다.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일제히 반발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오해받을 수 있는 배려 없는 언행을 삼가 달라. 급하게 해명하기는 했지만 왜 이런 언행이 계속되는지 비통한 심정"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대구시청 2층 상황실에서 ‘코로나19 대응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대구시청 2층 상황실에서 ‘코로나19 대응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결국은 대통령이 나섰다. 이날 오후 대구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설명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오후부터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구에 상주할 것이라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원의 상주이기도 하지만 총리가 상주하면 지역의 애로사항들을 보다 빠르게 파악하게 되고, 정부가 이런저런 조치를 취해도 지역현장에서 체감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데 신속하게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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