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례정당 창당 보도에 “국민에 배신” 비난
민주당 비례정당 창당 보도에 “국민에 배신” 비난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2.2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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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민주당 5인 모여 창당 논의 보도…미래통합당, 민생당, 정의당 성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5명이 모여 비례당을 만들기로 했다는 중앙일보의 보도가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앙일보는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전해철 당 대표 특보단장과 홍영표·김종민 의원 등이 26일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해 민주당도 미래통합당처럼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이 회사 기자들이 이날 비슷한 시간대 같은 음식점 내 다른 방에 있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큰 소리로 격론을 벌였고, 옆 방의 기자들이 생생하게 토론 내용을 들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윤호중 총장은 미래통합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추진한 의미 자체를 완전히 처박아 버리고 있다고 말을 꺼내면서 저들이 저렇게 나오면 우리도 사실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잘 찾아 보면 우리라고 왜 힘을 모을 세력이 없겠느냐고 말했다.

전해철 의원은 명분이 문제라면서 우리가 왜 비례정당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내세울 간판(명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에 김종민 의원이 미래통합당이 지금 연동형 비례제의 의미를 완전히 깨부수고 있는데, 그렇게 땀 빼가면서 공들인 선거법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다는 점을 앞세우면 된다면서 명분이야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비례민주당을 만드는 방법과 외부 세력과 연대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윤 총장은 연대론에 무게를 두었고, 김종민 의원은 비례 정당을 만들자며 독자 창당론을 주장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연대의 대상에 대해 심상정은 안 된다정의당이나 민생당이랑 같이하는 순간, ×물에서 같이 뒹구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토론 내용 중에는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지 않겠나는 말도 나왔다. 윤호중 총장은 모두의 뜻이 모인 것으로 합의하고 한번 잘 해보자며 토론을 정리했다고 한다.

 

중앙일보 보도, 인터넷 캡쳐
중앙일보 보도, 인터넷 캡쳐

 

중앙일보 보도가 나가자,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모임을 한 것은 사실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것도 사실이라며 비례민주당 창당을 논의한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윤호중 사무총장도 선거법 개정후 진행상황과 관련해 자유로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결론을 내리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김해영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에 분명하게 반대입장을 밝힌다"면서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했고 그동안 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을 규탄한 민주당에서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래 통합당 김재원 정책의장은 "미래한국당(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을 두고 '가짜정당', '나쁜 정치 선동'이라며 이인영 원내대표는 악담을 퍼부었다"면서 "이제와서 1석이 아까워 위성정당 창당을 시도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기만"이라고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에 협조해 ‘4+1 협의체를 만들어 선거법 개정에 합의했던 민생당과 정의당도 민주당을 비난했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3당 합당으로 만들어진 민생당의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여당 실세들이 저녁에 식당에 앉아 비례 위성정당 설립을 위해 밀실야합 음모를 꾸민 것은 충격적"이라며 "전형적인 공작 정치이고 소름 끼친다"고 비난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라디오 방송에 나와 "민주당도 그동안 위성정당을 '민주주의의 흑역사'라고 비판해 왔다. 수구보수 세력이 아무리 꼼수를 쓴다고 해도 여기에 꼼수로 맞서는 것은 대의도 지키지 못하고 실리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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