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가 들썩이고 있다…백두산 화산이 깨어나나
천지가 들썩이고 있다…백두산 화산이 깨어나나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04.1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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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세미나…“분화하면 심각한 인명 재산피해를 발생”

 

백두산 화산이 분화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최근 백두산 천지를 중심으로 화산지진, 가스, 지각변형 등 화산 분화의 징후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백두산은 지하에 거대한 마그마의 존재가 확인된 매우 위험한 활화산이다. 서기 946년 천지에서 발생한 밀레니엄 대분화는 남한 전체를 1m나 덮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분출물을 쏟아 냈다. 그때 분화는 과거 1만 년 이래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분화 사건에 속한다.

특히, 2002년에서 2005년 사이에 백두산 천지 근방에서는 화산지진이 3,000여 회 이상 일어나 천지가 부풀어 오르는 등 심각한 화산분화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1980518,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에서 123년간 잠들어 있던 세인트헬렌스 화산이 폭발해 화산학자 데이빗 존스턴을 포함 57명이 사망했다. 당시 발생한 화쇄류가 596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삼림을 황폐화시켰으며 약 3조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 화산은 2004101일에 재발했다.

백두산도 세인트헬렌스 화산처럼 다시 분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복철)은 심재권·이상민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에 발표할 내용들이 연구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 이를 요약한다.

 

백두삱 천지 /김현민
백두삱 천지 /김현민

 

1. 백두산은 우리의 미래다
이윤수(포항공대 환경공학부)/손영관(경상대 지질과학과)

2011311일 이웃 일본에서 18,000여인의 인명을 앗아간 규모9.0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다. 같은 시각에 백두산의 지하수위도 60올라갔고(20114, 북한 백두산 전문가대표), 지구자전축이 약 10이동했다는 이탈리아 GPS 전문가의 연구 보고다. 동일본대지진 때 방출한 지진파에너지는 200경 주울로써, 히로시마 원자폭탄 35,000개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서기 94611월에 분화(백두산 천년대분화, 분화지수 7)한 백두산에서 방출된 에너지(E화산)는 얼마나 될까? 분화지수 7의 최소분화량인 약100으로 계산했을 때 화산방출에너지는 약 840경 주울로써, 동일본대지진의 4배가 넘는 에너지가 천지에서 방출되었다.

지체구조적으로 동북아시아는 환태평양조산대와 히말라야조산대가 중첩되는 지역으로, 지구상에서 화산과 지진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중 하나다.

백두산 화산은 우리와 우리의 후손이 미래가 달린 문제이다. 백두산 천지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화산 활동을 예측할 수 있는 선제적 연구가 필요하다.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우리의 미래에 대하여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2 백두산의 폭발적 분화 시 근접화산재해 (화쇄류, 라하르 등)의 피해
윤성효(부산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화산특화연구센터)

우리 민족의 영산 백두산은 서기 946년 밀레니엄 분화(Millenium eruption)라고 명명된 대분화를 했다. 이 분화는 지난 2000년 동안 있었던 화산활동 중 가장 큰 화산분화사건으로 인지되고 있다.

이때 백두산에서 날아간 B-Tm 화산재(Baegdusan-Tomakomai tephra)는 일본 홋카이도와 혼슈 북부지역(강하화산재 두께 5 cm 내외)을 지나 쿠릴열도 해저((강하화산재 두께 1 cm 미만)와 그린란드 빙하 속에서도 발견되었다. 화산폭발지수(Volcanic Explosivity Index) 7 규모로 1815년 탐보라 화산분화(분출물의 총량 100 km3)1.5배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 후 함경도 지역에 강하화산재(灰雨)를 낙하하는 등 30회 이상의 분화사건이 역사기록에 기록되어 있으며, 2002-2005년 화산위기를 맞이했던 활화산이다.

만약 백두산이 가까운 장래에 분화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현재의 지질학적 상태 및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백두산 지하의 화산성 천발지진의 진앙이 천지 칼데라 내에서 2방향이 교차하면서 밀집한다는 것, 천지 칼데라 호수 내에 20억 톤의 물이 존재한다는 점, 홀로세(Holocene)에 들어와서 주로 점성이 큰 조면암질 내지 알칼리유문암질 마그마가 분화하였다는 점(윤성효 외, 1993), 지구물리 탐사 결과 천지 하부에는 마그마방이 존재하는 것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점성이 큰 마그마가 상승하는 장소는 아마도 천지 칼데라 내부일 것이고, 칼데라에서 지하로부터 상승하는 1,000이상의 점성이 큰 규장질 마그마가 물을 만나게 되면 필연적으로 폭발적인 분화를 하게 될 것이다.

즉 물은 뜨거운 마그마를 만나 순간적으로 기화해 수증기로 변할 것이며, 마그마는 차가운 물을 만나는 순간 급랭하여 수축하면서 산산이 조각나 화산재로 변하게 될 것이며, 동시에 마그마 조각은 마치 팝콘을 튀기듯이 기화된 수증기 기포를 가진 가벼운 부석으로 변하게 된다.

이렇게 발생한 수증기와 화산재, 부석의 양은 지하에서 상승하는 마그마의 양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수증기마그마 분화작용으로 엄청난 양의 수증기와 화산재가 발생하여 대기 중으로 비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증기와 화산재의 기둥인 분연주(噴煙柱)가 분화구로부터 만들어져 대기 중으로 상승하다가 탁월풍을 따라 이동하다가 낙하하면 그 지역은 강하화산재가 비처럼 내릴 것이다. 백두산의 과거 분화 이력으로 보아, 화산재 분화 말기에는 분화구 주변에는 고온의 화쇄류(火碎流)가 발생하여 산사면을 따라 이동하면서 주변 산지에 산불이 발생해 태우면서 황폐화시킬 것이다.

천지 칼데라 내에서는 마그마가 갑작스럽게 출현하여 물을 만나 부피가 팽창하면 쓰나미가 발생하여 물이 칼데라 외륜산을 부수거나 흘러넘칠 수도 있으며 이때 대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 대홍수가 화산체의 부서진 암석과 화산재를 동반하여 이동하면 라하르라고 부르는 토석류 (土石流), 화산이류(火山泥流) 등도 발생해 주변지역을 매몰하면서 황폐화시킬 수 있다. 그리하면 도로, , 전기, 광산 등이 마비되고, 생태계의 변란, 토양 침식, 호흡기 질환, 식수의 오염 그리고 냉해 등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백두산에서 밀레니엄 분화와 같은 플리니식 폭발적인 분화가 발생하면 주변 지역은 부석(浮石) 자갈과 강하화산재 낙하는 물론 화쇄류(Pyroclastic flow: 火碎流)와 라하르(Lahar: 火山泥流)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백두산에서 분연주 붕괴로 고온(500이상)의 화쇄류가 발생해 시속 수백 km의 고속으로 퍼져나간다면 그 영향 범위는 화산폭발지수 2에서 7로 증가함에 따라 각각 1.8km, 2.4km, 8.8km, 24.3km, 49.3km, 83.1km로 확대 증가할 것이다.

화산폭발지수 2, 3 4인 경우에는 천지 내에 주로 퇴적되다가 북쪽 승차하(乘槎河) 및 이도백하 계곡(송화강 상류)으로 8.8 km까지 확산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그램을 이용한 백두산 화산재 확산 수치모의 결과. /윤성효 교수 자료
프로그램을 이용한 백두산 화산재 확산 수치모의 결과. /윤성효 교수 자료

 

화산폭발지수 5, 6, 7인 경우에는 백두산 천지를 중심으로 산사면을 따라 동심원상으로 퍼지면서 확산되어 최대 83.1 km까지 퍼져나가면서 심각한 인명 재산피해를 발생할 것임에 틀림없다.

지난 2,000년간 발생한 화산분화로 인한 사망자를 살펴보면, 화쇄류가 모든 희생자들 중 28% 에 달하는 가장 중요한 단독 사망의 원인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돌진하는 화쇄류의 영향 지역 내에서 소멸되거나 매몰되지 아니한 시신들에서 화산재에 의한 기도의 완전한 폐쇄와 400이상의 높은 온도가 즉사의 원인으로 확인되었다. 질식, 피부에 심각한 열적 부상(화상), 허파의 뜨거운 화산재 흡입 부상, 그리고 떨어지는 나무들과 고속으로 이동하는 추진체에 의해 타격받은 충격 등이 먼 거리에서 치명적이었다.

백두산에서 화산 분화시 라하르가 발생하면, 백두산 주변 15개 하천이 화산 재해 발생 범위에 들며, 그 영향 범위는 라하르 체적에 따라 다음과 같이 예상되었다.

1×106의 라하르가 발생할 경우, 각 하천에서는 근위위험 지역경계(Proximal hazard zone boundary: PHZB)로부터 2.8km(두만강)에서 14.2 km(압록강)까지 라하르가 도달할 수 있다.

1×109의 라하르가 발생할 때, 근위위험지역경계로부터 35.7km(이도백하)에서 218.6km(압록강)까지 도달할 수 있다. 폭이 좁고 깊이가 깊은 협곡 형태인 압록강의 경우 라하르는 협곡을 따라 상대적으로 멀리까지 도달하며, 이때 압록강 주변의 보천읍, 장백조선족자치현, 혜산시, 김정숙읍, 김형직읍 등이 도달 거리 내에 위치한다.

 

3 백두산 천지 이산화탄소의 위험성: 화산가스 재해와 연구방법
이현우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백두산은 약 천 년 전에 대폭발이 있었고 현재 지하의 마그마 활동이 있는 활화산 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의 연구들에 따르면 백두산 인근에서 섭씨 70도 이상의 온천이 관찰되었고 천지 인근에서는 화산가스를 나타내는 기체 방울의 상승이 물속에서 관찰되었다.

이 지역들의 화산가스 시료에서는 수증기를 제외하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99%까지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게다가 백두산의 마그마 활동이 지진파의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6년 까지 활발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시기 동안 이산화탄소 방출량과 맨틀 기원의 헬륨 등이 나머지 기간보다 높게 나타난다.

현재 백두산의 화산가스와 관련해 우려되는 문제는 언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한 번에 방출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백두산 천지 내의 얼마나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존재하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할 것이다.

 

4 천지가 들썩거리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지강현

세인트헬렌스 화산과 비슷하게 백두산도 분화 징후를 보였다. 장백산화산관측소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안정기에는 한 달 평균 7건이던 지진 발생 수가 활동기(2002~2005)에는 평균 72건으로 증가했다. 200311월에는 무려 243건에 달했다. 지진의 크기도 활동기에 더욱 커졌다. 대부분의 지진은 천지 아래 약 5km 깊이에서 발생했다.

지진뿐만이 아니다. 같은 기간 백두산은 부풀어 올랐다. 천지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평균 4cm (최대 7cm) 팽창했고, 또 수직으로 7cm 상승했다. 활동기 이후에는 수직 상승 움직임이 둔해지다 2008년에는 수직 하강하기 시작했다. 천지가 들썩거리고 있는 것이다.

지진 발생과 화산 변형은 모두 지하 마그마 활동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진은 마그마가 지하에서 공급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주변 암석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이러한 화산지진은 마그마라는 유체와 관련되어 일반 단층에서 발생하는 지진과는 다른 복잡한 특성을 가진다. 마그마가 지하 깊은 곳에서 공급되어 마그마방에 쌓이게 되면 마그마방 압력이 높아진다. 이러한 압력 상승이 화산체를 부풀게 하는 것이다. 상승하는 마그마가 지하수계와 상호작용을 한다면 그 양상은 더욱 복잡하게 나타날 것이다.

백두산은 활화산이다. 과거 AD 946년 소위 밀레니엄분화라고 하는 대규모 분화가 있었다. 이 때 화산쇄설류가 50km까지 발생했고, 화산재가 일본 홋카이도를 넘어 쿠릴 열도까지 발견된다. 부피로 본다면 1980년 세인트헬렌스 화산 분화보다 100배 규모다. 밀레니엄분화 이후에도 1668, 1702, 그리고 가장 최근은 1903년의 분화 기록이 있다. 천지의 들썩거림은 앞으로 또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이런 활동 중 어떤 것은 분화로 이어질 것이다.

 

토론회 포스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토론회 포스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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