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은 받았는데, 지역구가 사라졌다”…대혼선
“공천은 받았는데, 지역구가 사라졌다”…대혼선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3.07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뒤늦은 국회의 선거구 획정…강원도 “누더기 선거구” 반발, 경북에선 지역구 3분할

 

각 정당이 지역구 공천자를 속속 결정하는 가운데 국회가 뒤늦게 지역구를 확정하는 바람에 대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강원도 선거구 획정은 누더기 선거구라는 지역의 반발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는 19대 때 경북 영주·문경·예천 선거구가 해체되어 세곳으로 갈라진 것이다.

국회는 7일 새벽에 본회의를 열어 21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을 재석 175명 중 찬성 141, 반대 21, 기권 13명으로 가결했다.

 

그래픽=이인호
그래픽=이인호

 

확정안에 따르면, 강원도의 경우 20대 때 춘천, 동해·삼척,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속초·고성·양양,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가 춘천갑 춘천을·철원·화천·양구, 동해·태백·삼척·정선, 속초·인제·고성·양양, 홍천·횡성·영월·평창 선거구로 조정되었다.

강원 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21대 총선에서의 강원도 무대접을 강력히 규탄한다""도의 대표 시가 게리맨더링으로 찢기고, 수십년간 정치 지형을 뒤죽박죽 섞어 5, 6개 시·군 공룡선거구만 피한 빛 좋은 개살구"라고 지적했다.

 

21대 총선 강원도 지역구 /김진태 의원실
21대 총선 강원도 지역구 /김진태 의원실

 

춘천이 지역구인 미래통합당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춘천을 분할해 이웃 철원, 화천, 양구와 통합하게 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본회의장에서 반대토론까지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칠전 선관위에서 춘천만 둘로 나누는 분구안을 발표했는데, 그땐 강원도에 6개 시군 공룡선거구가 생긴다고 반대해서 결국 이런 사달이 났다고 말했다.

20대 총선에 강원도 지역구에 출마한 한 인사는 선거가 40일도 남지 않은 시기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선거구 재획정안은 정치적 야합이고 지역 홀대이자 유권자 차별이라며 이런 누더기 선거구 획정은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후보자에게도, 투표해야 하는 유권자에게도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경북의 영주·문경·예천 지역구는 삼분할되어 해체되었다. 국회를 통과한 경북 지역구는 20대에 안동, 영주·문경·예천, 상주·군위·의성·청송, 영양·영덕·봉화·울진 선거구에서 21대에 안동·예천, 영주·영양·봉화·울진, 상주·문경, 군위·의성·청송·영덕 선거구로 조정되었다. 옛 영주·문경·예천 지역구의 경우 예천은 안동에, 영주는 영양·봉화·울진에, 문경은 상주에 붙여 놓았다.

앞서 전날인 6일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경북 영주·문경·예천 선거구에 황헌 전 MBC 앵커를 단수 추천했다. 동시에 옛 지역구엔 안동에 김형동 현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을, 상주·군위·의성·청송에 임이자 의원을 각각 단수공천했다. 갑자기 지역구의 조합이 바뀌면서 전략공천을 받은 사람들이 어디를 선택하는지 고민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국회가 딴데 정신이 팔려 결국 유권자만 헷갈리게 되었다는 지적을 받는다. 적어도 선거 1년전에 선거구를 획정해 출마자들도 여유 있게 운동을 하고 유권자들도 누가 출마하는줄 알고 선택을 해야 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국회는 정치공학적 선거법 개정에 온 힘을 소진하면서 정작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빼앗은 결과가 되어 버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