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장관에 힘 실어 준 미국 코로나 비상사태
보건장관에 힘 실어 준 미국 코로나 비상사태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3.1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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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실패-성공사례에서 방역방안 채택…의회와 패키지 방안 전격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시간 13일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처해 국가비상사태(national emergency)를 선언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생중계에서 트럼프는 보건장관 알렉스 아자르(Alex Azar)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은 비상사태와 같은 국가 중대사안을 결정하지만, 세세한 방역은 전문가 집단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의미다.

 

또 이미 코로나19가 확산된 나라들의 선례를 빠르게 수용했다는 점이다.

특히 트럼프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방법의 효율성을 인정하고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드라이브스루 방역은 보건 전문가가 판단한 중요한 지점에 차를 탄채로 검사를 받을수 있도록 한 제도로, 한국에서 채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바이러스가 확산된 나라에서 성공한 점과 실패한 점을 분석해 성공모델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미 행정부는 일본에서 크루즈선을 입항한채 승객 하선을 저지한 상태에서 확진자 급증한 실패 사례를 감안해 대서양에 떠도는 쿠르즈선 선의 미국행을 미리 막도록 조처했다.

 

또 정치적인 합의를 이뤄냈다는 점이다. 미국 정가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행정부와 의회, 공화당과 민주당이 팽팽히 맞섰지만, 이번 코로나 정국에서 여야, 의회와 행정부간 긴급 합의를 이뤄냈다.

트럼프는 500억 달러의 긴급자금을 비롯해 코로나 패키지를 마련했다. 이날 하원의장이자 민주당 리더인 낸시 펠로시(Nancy Pelosi)백악관과 의회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은 미국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패키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패키지에는 코로나 확진자의 2주간 치료비, 가족 부양비, 실업지원금 등이 포함되었다. 금융시장에 대한 지원금도 펠로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사이에서 협상중이다.

트럼프의 인식도 빠르게 전환되었다. 트럼프는 코로나 발병 초기에 미국의 위험이 낮고 문제가 없다고 안이하게 대처했지만, 확진자가 2천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40명 이상 증가하자 올해 선거를 의식하지 않고 곧바로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미국의 강력한 국면 전환은 금융시장에도 긍정적 신호를 주었다. 전날 10% 가까이 폭락한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9.36%, 나스닥 지수는 9.35%, S&P500지수는 9.29% 각각 급등했다.

지방정부도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캘리포니아 LA시는 월요일인 14일부터 휴교령을 내렸고, 일리노이, 버지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메릴랜드, 워싱턴, 오레건, 켄터키, 뉴멕시코주 등에서 각각 휴교령을 내렸다. 뉴욕주는 휴교령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각국 지도자들도 코로나에 감염되었다.

캐나다의 쥐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총리은 부인이 확진판정을 받게 되자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캐나다 의회도 휴회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피터 더튼(Peter Dutton) 내무장관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스페인도 확진자가 4천명 이상 증가하면서 페드로 산체스(Pedro Sánchez) 총리가 15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한편 미국 루이지애나주는 코로나 확대로 44일로 예정된 대선 프라이머리 선거를 두달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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