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주고 약 주는 시진핑의 위로전문…사과는 없어
병 주고 약 주는 시진핑의 위로전문…사과는 없어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3.15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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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에 대한 격리조치, 교민집에 대못질 등에 대한 한마디 사과 했어야

 

평상시 같으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위로 전문에 고마움을 표시했을지도 모른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해 우리나라가 고생을 하고 있는 경우라면 그의 위로가 따듯하게 들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병을 옮긴 나라의 국가수반이 그 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나라를 위로한다는 소식이 반갑지만은 않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위로전문을 보내 "최근 한국에 코로나19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표해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고 중국 CCTV가 보도했다. 그게 무슨 자랑거리가 되는 양 중국 관영매체가 자랑스럽게 보도했다.

CCTV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은 문 대통령이 특히 중국의 어려움은 한국의 어려움이라고 강조했다"면서 "감염병에는 국경이 없고, 세계 각국은 동고동락하는 운명 공동체"라고 했다. 시진핑은 이어 "중국 정부와 인민은 한국이 현재 맞닥뜨린 어려움을 공감한다""중국은 계속해서 힘닿는 데까지 돕고, 한국의 방역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한국과 협력해 조속히 감염병과 전쟁에서 함께 승리하기를 원한다""나는 중한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하고, 문 대통령과 함께 노력해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길 바란다"고 했다.

CCTV 보도에 시진핑이 중국이 방역을 잘못해 한국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대해 한마디 사과를 했다는 내용은 없다. 중국 방송에 따르면 시진핑은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을 방문해 승리를 과시한지 며칠 되지 않아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탈리아, 중동국가에 이런 전문을 보냈다고 한다. 자기네들은 이제 완치되어 가니, 너희들도 열심히 방역을 해서 낳길 바란다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우리말에 병 주고 약 준다는 말이 있다. 꼭 그 격이다.

우리 정부는 어떤 이유에서이든 중국인에 대해 입국제한을 하지 않았다. 그후 우리나라에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중국의 지방정부에서 한국인 입국자를 격리조치하고 일부 중국인들은 우리 교민의 집에 각목으로 대못질을 했다. 그 모습이 생생한 사진으로 국내에 전해졌다.

우리나라에서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하기 직전인 지난 220일 문 대통령은 시진핑과 전화를 하면서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가장 가까운 이웃인 중국 측의 노력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한 바 있다.

그 때 시진핑은 공제동주(同舟共濟)란 표현을 썼다. 가까운 이웃으로서 한마음으로 협력하여 함께 곤경을 헤쳐 나가자는 뜻이다.

그렇다면 시진핑은 우리나라가 어려울 때 입국제한 조치를 한 것과 교민들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한 데 대해 적어도 한마디 사과는 했어야 했다.

 

3월 10일 우한을 방문하는 시진핑 /CCTV 캡쳐
3월 10일 우한을 방문하는 시진핑 /CCTV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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