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키데디스의 함정’이 결국 미-중 전쟁 이끌까
‘투키데디스의 함정’이 결국 미-중 전쟁 이끌까
  • 아틀라스
  • 승인 2019.04.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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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0년간 16건 례중 평화적 해결 사례 4건 모두 20세기에 발생

 

아테테 출신 철학자 투키디데스가 펠레폰네소스 전쟁사를 쓰면서 기존 맹주였던 스파르타가 급격히 성장한 아테네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에 두 나라는 지중해의 주도권을 놓고 전쟁을 벌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정치학 용어로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이라고 한다.

미국의 석학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은 그의 저서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 2017)에서 이 용어를 도입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질 예정된 전쟁을 서술했다. 앨리슨은 투키디데스가 예언했듯이 급부상한 신흥 강대국이 기존의 세력 판도를 흔들면 결국 양측의 무력충돌로 이어지게 된다면서 미중간 전쟁을 예고했다.

그는 책 머리말에 이렇게 썼다.

온 나라가 농촌 벽지였던 중국은 지금 세계사에서 가장 큰 행위자로 변모했다. …… 새롭게 부상하는 세력을 위협할 때는 반드시 위험을 알리는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중국과 미국은 지금 전쟁이라는 정면 충돌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스파르타가 아테네의 성장에 두려움을 느껴 전쟁을 벌였던 것처럼, 미국도 중국의 성장에 두려움을 느껴 전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앨리슨은 지난 500년의 기록을 살피면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의 사례 16가지를 찾아냈다. 그중 가장 악명 높은 사례로, 20세기초에 공업국으로 급성장한 독일이 맨 꼭대기 자리를 확고부동하게 차지하고 있던 영국의 입지를 뒤흔들었던 경우를 들었다. 그것은 결국 세계대전이라는 파국을 낳았다.

앨리슨은 그가 연구한 16가지 사례 중 12가지는 전쟁으로 끝났고, 4가지 사례는 전쟁을 피했다.

 

그레이엄 앨리슨이 연구한 ‘투키디데스의 함정’ 사례 /Atlantic
그레이엄 앨리슨이 연구한 ‘투키디데스의 함정’ 사례 /Atlantic

 

전쟁으로 귀결된 사례는, (앞은 지배국가, 뒤는 부상국가)

프랑스-합스부르크 (16세기 전반)

합스부르크-오스만투르크 (16~17세기)

합스부르크-스웨덴 (17세기)

네덜란드-영국 (17세기)

프랑스-영국 (17~18세기초)

영국-프랑스 (18~19세기초)

영국·프랑스-러시아(19세기)

프랑스-독일(19세기)

러시아·중국-일본 (19세기말~20세기초)

러시아·영국·프랑스-독일, 1차대전 (20세기초)

소련·영국·프랑스-독일, 2차대전 (20세기중반)

미국-일본, 태평양전쟁 (20세기 중반) 등이다.

 

전쟁을 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분쟁이 끝난 경우 4가지는

영국-미국 (20세기)

소련-일본 (1970~80년대)

미국-소련 (1940~80년대)

영국·프랑스-독일 (1990년대~현재) 등이다.

 

전쟁을 하지 않은 경우는 모두 20세기 후반부의 일이다. 중국의 부상은 20세기 후분에서 21세기에 나타나고 있다. 이 중국의 부상에 미국의 두려움이 전쟁으로 귀결될 것인가.

 

앨리슨은 2015년에 미국 '애틀랜틱'(Atlantic) 지에 투키디데스의 함정: 미국과 중국은 전쟁을 향해 나가고 있는가”(The Thucydides Trap: Are the U.S. and China Headed for War?)라는 글을 썼다. 그는 그 글에서 투키디데스가가르키는 역사적 은유가 지금의 중국과 미국 간에 관계를 가장 잘 들여다 보게 하는 렌즈라고 주장했다.

 

앨리슨은 헐리웃에서 중국이 미국에 맞서다가 마침내 전쟁까지 발발하게 되는 영화를 만든따면, 그 중심인물이 도널드 트럼프와 시진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두 인물 사이에 불길하지만 유서성이 있다면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들었다.

자기 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공통의 야심에 따라 행동한다.

상대국을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데 가장 주된 방해물로 여긴다.

자신의 독특한 리더십 능력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스스로를 조국을 부흥시키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여긴다.

급격한 변화를 요구하는 벅찬 국내 과제를 천명했다.

민족주의적 포퓰리스트들을 자극해서, 나라 안의 부패를 척결하고, 자국의 역사적인 임무를 방해하려는 상대국의 시도에 정면으로 맞서는 일에 지지를 이끌어 냈다.

 

지금 벌어지는 미-중 무역분쟁, 남중국해 논란등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의 연장선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앨리슨이 사례를 연구했듯이 과거 12개의 경우처럼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볼 수만은 없다. 그가 적시했듯이 16개 사례중 평화적으로 해결된 사례 4가지는 모두 20세기, 특히 20세기 후반에 일어난 일이다. 미국-중국 사이에 놓여 있는 투키데디스 함정도 그렇게 끝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투키디데스 상 /위키피디아
투키디데스 상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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