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 궤도이탈?…큰집-작은집 밥그릇싸움
미래한국당 궤도이탈?…큰집-작은집 밥그릇싸움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3.1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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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집 미래통합당 압박에 한선교 등 지도부 총사퇴…비례대표 혼선

 

위성이 행성의 궤도를 이탈했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9일 한선교 대표가 사퇴하고 최고위원들도 동반사퇴하면서 지도부가 와해되었다. 위성정당이 행성이 끄는 원심력을 이탈하려다 전복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로써 보수세력이 모처럼 통합을 하는가 싶더니 분열과 대립이라는 고질병이 도져 나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선거를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혹성과 위성이 흔들흔들 정상적 궤도를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발단은 월요일인 16일 저녁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이 40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하면서부터였다 비례대표 1번은 동아일보 논설위원 출신인 조수진, 2번은 국방전문가 신원식씨 등의 순으로 매겨졌다.

그런데 큰집인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대표가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순위를 놓고 노골적인 분노를 표출했다. 황교안 대표가 공들여 영입한 인사들이 당선권 밖에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선교 대표나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은 일단 전권을 맡겼으면 그 결과를 믿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본가에서는 한선교 대표가 황교안 대표의 뒤통수를 쳤다“, ”사실상 공천쿠데타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 와중에 황교안 대표는 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를 낼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큰 집에서 작은 집에 준 지위와 재산을 뺏겠다는 얘기나 다름 없다.

 

17일에 일이 터져버렸다. 이날 비례대표 명단 수정안에 대해 미래한국당 선거인단 투표에서 찬성 13, 반대 47, 무효 1표가 나와 안건이 부결되었다. 큰집의 입김이 강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은 상식이다.

이에 작은집의 한선교 대표는 사퇴하고, 조훈현, 김성찬, 정운천, 이종명 등 다른 4명의 최고위원들도 동반사퇴했다.

한선교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하는 자리에서 한 줌도 안 되는 야당의 권력을 갖고 그 부패한 권력이, 참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개혁을 막아 버리고 말았다고 큰집 사람들을 정면 비판했다.

한편 미래통합당 출신의 원유철, 정갑윤 의원이 이날 탈당계를 내고 미래한국당에 입당했다. 물러난 한선교 대표의 자리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이번 파문은 한나라당, 자유한국당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선거때만 되면 분열하고, 싸우고 그러다가 정권을 빼앗긴 야당이 된 정당이 말로는 정권 타도를 외치지만 결국엔 밥그릇 싸움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받는다.

 

사진: 미래한국당 홈페이지
사진: 미래한국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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