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해국 이탈리아, 고용기금 풀어 해고 줄인다
코로나 재해국 이탈리아, 고용기금 풀어 해고 줄인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3.21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0억 유로 지원책 발표…피해기업 보증지원, 상환연장, 세액공제 등

 

현재 이탈리아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최대의 타격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20일 하루에 627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누적사망자수가 4,032명에 이르렀다. 이탈리아보다 인구가 24배나 많은 중국의 누적사망자수 3,248명에 훨씬 많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고 학교를 쉬게 하고 상점과 레스토랑, 관광지의 문을 닫도록 조치했다. 당연히 경제가 엉망이다. 12일 이탈리아 주식시장은 16.9%나 폭락해 감독당국이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사회적 격리조치로 경제적 피해가 얼마인지 가늠조차 불가능하다.

 

이탈리아 정부도 전염병 확산에 따른 경제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경제지원책을 발표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주로 피해 상공인, 가계를 위한 지원이다. 우리나라처럼 국민들에게 재난소득을 주는 따위의 조치는 없다.

코트라 밀리노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250억 유로 규모의 정부지원책을 발표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33조원쯤 된다.

‘Cura Italia(Care Italy)’로 명명된 이 지원법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보고 있는 기업, 노동자, 가계, 의료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면 4월에 추가지원책이 발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자료: 위키피디아
자료: 위키피디아

 

기업지원책은 유동성 지원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중소기업 보증보험에 12억 유로를 할당했다. 비상사태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겐 3천 유로 미만의 보증을 별도의 평가 없이 부여하기로 했다. 이 보증은 이탈리아 국책은행인 Cassa Depositi e Prestiti를 통해 기업 순이익의 80%까지, 개별 기업당 최대 5백만 유로까지 금융지원이 가능하게 된다.

수출기업 지원책으로는 이탈리아 수출보험공사(SACE)26억 유로가 지원된다. 정부는 재정경제부를 통해 수출보험공사 보증서를 발행해 코로나19 비상사태에 피해를 입은 분야를 지원하며, 특히 피해가 큰 크루즈 부분에 보증력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부가가치세도 면제된다. 코로나19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은 문화, 예술, 교통, 요식업, 전시산업 등에 대해 3월에 예정된 원천징수 등을 531일까지로 연기하는 한편 해당 기업과 연매출 2백만 유로 미만 기업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

또 중소기업의 모기지와 대출에 대해 930일까지 잠정적으로 상환을 연장하고, 3월분 임대료에 대해서는 60% 세액 공제가 시행된다.

 

노동자와 가계에 대한 지원책도 발표되었다.

코로나 전염병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기업 규모와 직종에 따라 적용되던 근로자 일시적 휴직제도를 5명 미만 기업, 농업 및 단기 계절 노동자, 관광과 공연문화 종사자까지 넓혀 최대 9주의 자금을 지원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원칙적으로 12개월, 최대 36개월에 한해 특별한 사유로 일정기간 조업 규모를 축소해야 할 경우 고용인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일시적 휴직(Cassa Integrazione)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이탈리아 사회보장보험(INPS)의 지원으로 해고 대신에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시행되는 사회안전망으로, 일시적 휴직의 경우 순임금의 80%까지 보장한다.

또 코로나 피해기업들이 주문량 급감 등의 이유로 해고를 단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노동법상에 규정된 합리적 사유가 있을 경우에도 60일간 해고 금지를 내렸다. 이 긴급조치는 223일 이후 유효하며, 격리된 노동자는 병가로 처리된다.

또 휴교령이 연장됨에 따라 12세 미만의 아동을 둔 근로자에게는 급여의 50% 지원에 해당되는 육아휴직(15)을 지원하거나 육아돌봄 수당(600유로)을 제공한다.

또 자영업자(프리랜서 포함)에게 일괄적으로 600유로의 1회성 재난 수당 지급키로 했다.

가계 및 자영업자의 주택 대출금은 최대 18개월까지 잠정적 연기했다.

 

자료: 위키피디아
자료: 위키피디아

 

보건과 의료시스템 지원도 강화했다.

부족한 병원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임시병원을 개설하고 의료진과 자가격리자 수용을 위해 호텔을 사용하도록 했다. 또 공항과 항만 등에 보건부 파견 의료진을 배치하고 200명의 의사와 100명의 간호사를 추가고용하고, 의과대학 졸업생들을 현장에 투입해 의료진을 확충한다.

또 마스크 생산업체에서 수술용 마스크 생산량을 늘이고 CE 부착 대신 ISS(고등보건연구소, Istituto Superiore di Sanità) 자가인증을 통해 일반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 EU 집행위도 미사용 예산 중 80억 유로와 회원국 매칭 펀드로 총 370억 유로의 코로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