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반격] 투르크멘 운하가 초래한 아랄해 비극
[물의 반격] 투르크멘 운하가 초래한 아랄해 비극
  • 아틀라스
  • 승인 2019.04.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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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 부실로 누수와 물증발 심해…상류국 우즈베키스탄과 물분쟁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국빈방문한 투르크메니스탄은 카라쿰 사막이 국토의 70%를 차지하는 나라다.

사막 국가였기 때문에 이 나라의 가장 큰 과제는 물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그 해결을 소련이 해결해 주었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 모스크바에서 하라면 만사형통이었다. 방법은 중앙아시아를 흐르는 아무다리야(Amu Darya)강물을 끌어들여 카라쿰 사막에 운하를 만들어 배도 띄우고 관개용수로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다리야 강은 타지키스탄의 파미르고원에서 발원해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을 따라 흐르다가 아랄해로 빠진다. 소련의 통치자 스탈린은 이 강물을 끌어다 카라쿰 사막에 용수로 사용해 면화를 생산할 것을 계획했다. 우즈베키스탄은 모스크바의 계획에 아무 저항도 하지 못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카라쿰 운하 /위키피디아
투르크메니스탄의 카라쿰 운하 /위키피디아

 

아랄해의 변화 /위키피디아
아랄해의 변화 /위키피디아

 

소비에트 연방시절인 1954년 세계에서 가장 긴 운하중 하나인 카라쿰 운하(Karakum Canal)가 착공했다. 운하 건설사업은 스탈린이 죽고 일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더디지만 작업을 계속해 1988년에 완공되었다. 운하 중간에 거대한 인공호수도 만들었다. 총길이 1,375km의 운하는 연간 13의 물을 사막에 공급했다.

오아시스 도시였던 수도 아시가바트(Ashgabat)는 강을 띤 도시로 변모했다. 강에는 배가 다녔다.

199110월 투르크메니스탄은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하게 된다. 이 나라는 소련이 지어준 운하 덕분에 그럭저럭 농업국으로 살아갈수 있게 되었다. 사막지대는 면화 농장으로 변했고, 2011년에 이 나라의 원면 생산량은 110만톤으로 세계 9위의 생산국이 되었다.

하지만 이 운하는 부실하게 건설되었다. 물이 운하를 흐르면서 누수되거나 증발된 양이 30~70%가 되었다. 수도 아시가바트는 물을 풍족하게 쓰게 되었지만, 아랄해로 들어가는 물이 부족해졌다. 한때 세계 4위의 큰 바다였던 아랄해가 쪼그라드는 비극의 주 원인이 이 운하에 있다.

아랄해의 파괴는 수리적으로 체르노빌 사건에 해당한다. 중앙아시아 사막지대에 물길을 돌려 백색황금이라는 원면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은 좋은 의도로 시작되었지만, 생태계를 파괴하고 말았다.

소련의 공학자들은 중앙아시아를 적시는 사르다리야와 아무다리야의 두 개 강의 물줄기를 바꾸어 옥토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아랄해는 2000년대초 전체 호수 유량의 3분의2를 상실해 두 개의 작은 호수로 바뀌었다. 염분 농도가 너무 심해져 번창했던 어업은 몰락하고 호수바닥이 드러나면서 진흙뻘이 되어버렸다. 호수에서 발생하는 독성 잔류물질이 공기를 타고 관개 농지에 덮쳐 면화 농사를 망쳐버렸다.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졌다.

소련은 환경을 완전하게 무시했고, 결국은 1991년 붕괴되어 버렸다. 결과적으로 중앙아시아의 생산성은 더욱 떨어졌다. 두 세대만에 호수의 95%가 사라졌다.

아무다리야 강의 상류국인 우즈베키스탄은 투르크메니스탄에 너희 나라가 자기네 물을 끌어 쓴다고 불만이 대단하다.

 

카라쿰 운하의 위치 /위키피디아
카라쿰 운하의 위치 /위키피디아

 

투르크메니스탄의 정식 국명은 투르크메니스탄공화국(Republic of Turkmenistan)이다. 서쪽으로는 카스피해를 면하고, 북쪽으로는 카자흐스탄, 동쪽으로는 우즈베키스탄, 남쪽으로는 이란 및 아프가니스탄과 각각 인접해 있다. 국토의 총면적은 488,100로 남북한을 합친 한반도의 2.2배다. 2016년 기준 인구는 566만명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종교는 이슬람교 수니파이며, 공식 언어로는 투르크멘어를 사용하지만 러시아어도 통용된다.

주요 자원은 천연가스, 원유, 유황, 요오드, 시멘트 등이다.

나라 이름은 투르크인들의 나라, 즉 돌궐(突厥)족의 나라라는 뜻이다.

러시아 제국의 영토가 되기 이전인 16세기에 히바(Khiva)와 부하라(Bukhala)의 영토였고, 18세기 이후 제정러시아의 통치를 받았다. 1918년 러시아 혁명 이후 러시아의 직할령이 되었다가 1925년에 소비에트 연방의 하나로 투르크메니스탄공화국이 되었다. 소련 해체후 199110월 독립을 선언했다.

 

투르크메니스탄 위치 /위키피디아
투르크메니스탄 위치 /위키피디아
아랄해로 들어가는 두 강 /위키피디아
아랄해로 들어가는 두 강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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