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에는 고대에 아프로시압(Afrasiyab)이란 도시가 있었다. 현재의 사마르칸트다. 소그드인이 건설한 실크로드 도시로, 동서 교역의 중심지로 번성했다.
아프로시압의 고대 역사를 증명해주는 유적이 사마르칸트 동북쪽 언덕에서 발견되었다. 7세기 중엽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아프로시압 궁중벽화’는 바르후만(Vakhuman) 왕이 각국 사절들을 접견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궁중벽화의 서쪽 벽면 위쪽에는 두 명의 사신이 머리에 깃털을 꽂은 조우관을 쓰고 둥근 고리가 달린 큰 칼(환두대도)을 차고 있어 고구려 사신으로 추정된다. 당시 당나라 침입으로 절박한 상황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동맹을 추구하던 고구려의 외교 노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라고 국내 문화재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고구려 사절단 모습이 그려진 아프로시압 박물관(Afrasiyab Museum)의 궁전벽화 파편 11점을 떼와 국내로 들여와 최근 과학적 분석을 했다.
연구결과, ▲ 벽화 시료의 모든 바탕에는 석고가 사용되었고 ▲ 청색 안료의 경우에는 청금석, 적색 안료는 주토가 사용되었으며 ▲ 흑색은 납을 함유한 광물성 안료를 사용하여 채색했다는 점이 밝혀졌다. 특히 흑색의 경우 대부분 먹을 사용한 우리나라 전통 채색기법과는 다른 특징으로 확인되었다.
또 열분석 결과 벽화 표면의 물질이 아크릴 계열의 수지로 밝혀져, 현대에 들어 벽화의 채색층 표면에 합성수지 재료를 사용하여 보존관리 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분석 결과를 3개 언어(한국어, 영어, 러시아어)로 정리해 양국 간 심화연구 뿐만 아니라 벽화 보존을 위한 교육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