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실험실이 코로나 발원지인가…美-中 설전
우한실험실이 코로나 발원지인가…美-中 설전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4.2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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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연일 우한연구소 발원지설 제기…중국은 반박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 우한(武漢)의 생화학 실험실에서 개발된 생화학무기인가.

이런 의문을 놓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뜨거운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의도적 개발설에 무게를 두고 중국을 비난하고, 중국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첫 발생한 곳은 20191229일 허베이성(湖北省) 우한시 진인탄병원(金銀潭醫院)이다. 그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중국과학원(中国科学院) 소속 우한병독연구소(武漢病毒研究所)가 있다. 이 연구소는 1956년에 설립되어 , 2015년에 중국 최초로 미생물안전성 레벨4(BSL4)의 등급을 판정받은 중국 최고의 미생물 실험실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이 연구소의 한 팀이 2005년에 사스 코로나바이러스(SARS coronavirus)의 발생 원인을 연구했으며, 관박쥐(horseshoe bat)가 사스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자연적 보존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2017년 연구소의 조사팀은 윈난성(雲南省)의 한 동굴에 서식하는 박쥐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이 바이러스가 사스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해 12월 우한에서 미확인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폐렴이 발생하자 이 연구소는 신종 바이러스가 중국 서남부에 서식하는 관박쥐에서 채취한 샘플과 96%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중국 우한독성연구소 /연구소 사이트
중국 우한독성연구소 /연구소 사이트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었다는 루머는 올해 1월부터 확산되었다. 소문의 내용은 코로나 팬데믹이 우한 실험실에서 생화학무기를 실험하다가 처리 미숙으로 유출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증거는 없다. 하지만 그 소문은 날개돋친 듯 코로나보다 더 빨리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지난 15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 실험실에서 발생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우한연구소에서 자연발생적인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하다가 과학자들이 감염되었는지, 바이러스가 거기서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트럼프는 한발 더 나갔다. 그는 18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 것은 우연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조사를 실시해 중국이 세계에 대해 솔직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중국은 처벌(punishmen)에 직면해야 할 것이라고 톤을 높였다. 미국 대통령은 실수는 실수라면서 “(중국이) 책임을 져야 하게 된다면 반드시 결과가 따라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미국의 전략물자 수급을 담당하는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 미국무역위원회 위원장은 노골적으로 중국을 공격했다. 그는 19일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 발생과 관련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 실험실에서 나왔다는 루머를 부추겼다.

나바로는 중국의 죽음’(Death by China)이란 책의 저자로 반중국적 견해가 강한 인물이다. 그는 우한 실험실이 바이러스 발생지와 불과 몇마일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면서 중국은 그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저널리스트 조시 로긴(Josh Rogin)은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에서 미국 정부가 2018년에 우한 미생물 실험실과 외교문건을 교환했는데, 그 답신에는 실험실이 취약하게 운영되고, 코로나바이러스 실험의 결과가 사스와 같은 신종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전염시킬 염가능성을 우려하는 내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관리들의 이같은 비난에 대해 데보라 벅스(Deborah Birx) 백악관 코로나19 TF 조정관은 CBS TV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 실험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나 정확하게 그 바이러스가 어디서 발생했는지 모른다고 한발 비껴섰다.

 

관박쥐 /위키피디아
관박쥐 /위키피디아

 

우한연구소의 위안지밍(袁志明) 부소장은 중국 방송인터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연구소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연구원들이 아무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아무런 증거도 갖고 있지도 않고, 추측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런 음모론이 전세계 과학자들의 협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지난 2월 우한 연구소의 시정리(石正麗, 55)라는 연구원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확인하고 분석하고, 명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녀는 배트 우먼(Bat Woman)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데, 당시 바이러스와 연구소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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