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슬람史④…이태원에 서울중앙성원 건립
한국의 이슬람史④…이태원에 서울중앙성원 건립
  • 김현민 기자
  • 승인 2020.04.23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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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명으로 추산…이슬람 거리에 할랄 식당, 슈퍼, 서점, 옷가게 즐비

 

현대 한국 무슬림의 단초는 6·25전쟁 때 참전한 터키군에 의해 형성되었다.

터키는 전쟁이 발발한 직후 629일 유엔군 참여를 결의하고 여단 규모 5천명의 병력을 파견했다. 그들은 한국을 형제국가로 생각했고, 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을 인도적으로 지원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터키는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남아 포교활동에 나섰다.

이때 두명의 무슬림 개종자가 생겼다. 터키군의 지원으로 서울 이문동에 큰 텐트로 임시 성원(모스크)과 청진학원을 개원해 예배를 하고, 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한국의 불우 청소년 약 120명을 모아 이슬람에 대한 교육과 함께 중등교육 과정을 가르쳤다. 1955년 이들이 중심이 되어 이슬람협회가 결성되었다.

1959년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 정부가 33천 달러를 지원해 서울에 모스크 건립을 추진했지만, 인플레이션으로 무산되었다.

 

서울중앙성원에 예배 드리는 이슬람교도 /위키피디아
서울중앙성원에 예배 드리는 이슬람교도 /위키피디아

 

본격적으로 한국에 무슬림 교도가 생겨난 것은 1970년대 중동건설 근로자들이 귀국하면서였다. 1975년 석유 위기 이후 중동과의 관계 개선을 하는 과정에서 아랍권 고위인사들이 한국의 이슬람 발전에 관심을 표명했고, 한국 정부도 친아랍정책으로 이슬람의 발전을 지원했다.

이런 정책적 흐름에서 생겨난 것이 이태원의 이슬람 사원이다. 1975년 당시 박정희 정부는 6·25때 터키군이 기도하던 한남동 부지 15백평을 이슬람인 교도들에게 주었다. 1876521일 그곳에 한국 최초의 모스크 서울중앙성원이 개원했다. 그후 부산에 두 번째 모스크가, 경기도 광주에 세 번째 모스크가 세워졌다.

 

서울중앙성원 /한국이슬람교 사이트
서울중앙성원 /한국이슬람교 사이트

 

한국의 무슬림교도는 20여만명으로 추산된다. 2015년 한국일보는 이렇게 보도했다. 1)

국내 체류하는 해외이주 무슬림은 143,500명으로, 전체 외국인(1756,000) 10명 중 1명 꼴이다. 불법체류 무슬림(21,000여명)과 한국인 무슬림 35,000명을 포함하면 국내 무슬림은 모두 20만 명에 달한다. 문화부가 이슬람교를 아직 기타종교로 분류할 만큼 타종교에 비해서는 적은 숫자이다. 그러나 한국이슬람교중앙연합회가 조직된 19653,700명에서 50년 만에 5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외국인 밀집지역인 안산이 있는 경기에 가장 많은 33,300여명(30.5%)이 거주하고, 경남(14.4%) 서울(8.9%) 인천(6.6%) 등 공단을 중심으로 퍼져 있다. 이슬람 성원(聖院)은 서울중앙성원을 비롯해 전국에 15개가 운영되고 있고, 크고 작은 기도소는 60여개에 이른다.”

 

서울 이태원 이슬람 거리의 외국인 /김현민
서울 이태원 이슬람 거리의 외국인 /김현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는 이슬람 거리가 있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 역에서 300m 정도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이슬람 중앙회 이슬람 성원이 나타나고, 그 주변에 40여개의 무슬림 상가가 밀집해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주변은 달동네다.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되어 어지럽다.

이슬람 거리의 구간은 400m 정도 남짓하다. 이슬람 율법에 맞춘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아랍어로 된 간판이 눈에 띤다. 무슬림 복장의 청년들도 보인다.

이태원 이슬람 거리는 이슬람 성원, 즉 모스크를 중심으로 좌우로 뻗어 있다. 할랄 식당은 물론 서점, 옷가게에는 무슬림은 물론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서울에서 한국인과 무슬림이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서울중앙성원의 이슬람학교 /김현민
서울중앙성원의 이슬람학교 /김현민

 

오늘날 한국인 이슬람교도 많다. 대부분이 개종자들이다.

최근에는 한국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이슬람권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중앙아시아 국가의 이슬람인들이 한국 노동시장에서 일을 하면서 모스크를 찾는다. 이태원의 이슬람 거리를 걸으면 이슬람교도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눈에 띤다. 한국에 온 이슬람 노동자는 10만 남짓으로 추산된다. 이들중 상당수가 불법 체류자들이다. 한국의 모스크는 그들이 편안하게 쉬고 종교활동을 할수 잇는 공간을 제공하고 잇다.

 

한국에서 무슬림 교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그 위치는 미미하다. 카톨릭 성당과 기독교 교회는 서울 중심가에 으리으리하게 위용을 자랑하는데 비해, 이슬람 성원은 달동네에 자동차 진입구외 인도가 구별되지 않은 채 비좁게 서있는 모습에서 한국 이슬람의 위상을 본다.

 


1) 한국일보, 2015124, “불편한 시선, 불안한 공존한국에 무슬림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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