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는 원래 남미 콜롬비아의 땅이었지만, 미국이 파나마 운하 공사를 하면서 무력개입을 통해 독립시킨 나라다. 1821년 콜롬비아가 스페인으로 독립할 때 파나마는 콜롬비아의 한 주(州)였다.

미국 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Jr, 재임 1901년~1909년 3월) 대통령은 해군 신봉자였다. 국방부 차관보 시절에 스페인을 해군력으로 물리쳐 서반구에서 쫓아냈고, 대통령 재임시 이른바 백색함대를 세계일주시켜 20세기는 바야흐로 ‘미국의 세기’임을 명확히 알린 인물이다.

그는 파나마 운하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미국의 동부와 서부를 해운으로 연결하고, 대서양과 태평양을 미국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 파나마 운하를 미국이 건설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 무렵 미국은 남미와 북미를 연결하는 좁은 지협(isthmus)에 운하를 건설하는데 관심을 가졌다. 일부에서는 프랑스와 별도로 니카라과 운하를 개설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프랑스의 사업권을 인수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루스벨트는 취임하자마자 1902년 미국은 프랑스로부터 파나마 운하 사업권을 4,000만 달러에 매입했다.

곧이어 19-3년 1월 루스벨트는 워싱턴에 주재하는 콜롬비아 대사를 불러 강압적으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게 했다. 그 내용은 운하가 건설될 지역에 폭 10마일 내의 땅을 미국에 임대하는 조건으로 ▲99년 조차 ▲6마일 폭의 운하 지대 관리비로 1,000만 달러 지불 ▲운하 건설 후 연간 25만 달러의 임대료를 지불하한다는 내용이다. ‘헤이-에란’(Hay-Herrán) 조약이라는 이 조약은 누가 보아도 미국이 파나마 지협을 식민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했다. 당연히 콜롬비아 상원이 이 조약의 비준을 거부했다.

 

 

여기서 미국은 마각을 드러냈다. 유럽의 제국주의처럼 군대를 보내 식민지화하는 방식보다는 현지인의 독립운동을 지원해 미국을 지지하도록 하는 방식이 동원되었다.

미국은 콜롬비아의 반역자들을 이용했다. 파나마 분리주의자들은 미국 내에 로비단체를 만들어 독립운동에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다. 여기에 뷔노-바리야(Philippe Bunau-Varilla)라는 프랑스인이 거간으로 나섰다. 그는 루스벨트 대통령을 비공식적으로 만나 군사적 지원을 약속받았다. 그로부터 3주일후 미군 전함 3척이 파나마 지협을 향해 출항했다.

분리주의자들은 파나마에 이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철도사업가 소속 전문가들이 대부분이었다. 뷔노-바리야는 이들에게 독립선언서, 헌법, 국기, 비밀 통신 암호, 거사후 비용처리등을 지시하고 거사일도 11월 3일이라고 정해주었다.

 

 

1903년 11월 2일 파나마주에서 미국의 배후 조종으로 분리 독립 운동이 발생했다. 분리운동에 나선 군대는 소방서 직원들이었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독립세력들은 다음날인 11월 3일 파나마 공화국의 독립을 선포했다.

미국의 전함은 파나마 해역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었다. 콜롬비아 정부는 파나마의 분리 독립을 막기 위해 군대를 파견했지만, 미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미 해군 전함 내슈빌호는 콜롬비아군의 파나마 상륙을 저지했다. 콜롬비아 해군은 미 해군 전함의 우월함을 확인하고 파나마시티에 포탄 몇발 쏘고 달아났다. 이 포격으로 중국인 가게 주인한명과 당나귀 한 마리가 죽었다.

미국은 11월 6일 파나마의 독립을 승인했다. 파나마 독립은 닷새 사이에 속전속결로 처리되었다.

프랑스인 뷔노-바리야는 파나마 대사로 임명되어 그들의 앞잪이였던 독립국 지도자들과 협상을 벌여 1903년 11월 18일 이른바 헤이-뷔노 바리야 조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미국은 파나마 운하 지역에 대한 조차권을 획득했다. 미국은 운하로부터 폭 10마일 이내 지역의 사용, 점령, 통제권을 얻었다. 사실상 운하를 미국의 치외법권지로 인정하는 조건이었다.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 흥분해 “나는 지협을 얻었다. 이제 운하공사는 시작된다. 의회는 더 이상 논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젠 운하 공사를 막는 어떤 정치적 장애물은 사라졌다. 1904년 5월 4일 미국은 운하공사에 착공해 10년후인 1914년 8월 15일 운하공사를 마쳤다.

 

 

파나마는 남북 아메리카 대륙의 가느다란 지협(地峽)에 있는 나라다. 이 나라는 1821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콜롬비아의 파나마주(州)였데, 미국이 파나마 운하를 뚫으면서 주민들의 독립운동을 지원해 콜롬비아로부터 독립했다. 파나마 운하가 곧 이 나라를 독립시키는 원천이었다.

파나마가 콜롬비아로부터 독립한 날은 1903년 11월 3일, 그로부터 11년 뒤인 1914년 8월 15일 파나마 운하가 미국에 의해 완공된다.

 

파나마 운하(Panama Canal)는 스페인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식민화할 때부터 구상되었다. 멀리 남미 끝에 있는 드레이크 해협을 돌아가기보다 두 대륙의 가장 좁은 곳인 파나마 지협을 뚫어 배가 지나가게 하면 수송거리와 운항일수, 비용을 절약할수 있다는 생각은 지정학적 관점에서 상식에 해당한다. 멕시코 아즈텍 문명을 파멸시칸 에르난 코르테스가 1592년 그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공사는 1880년 프랑스에 의해 시작되었다.

프랑스 외교관 페르디낭 드 마리 레셉스Ferdinand de Lesseps)는 수에즈 운하 개통을 지휘한 경험을 바탕으로 파나마 운하 공사를 지휘했다. 하지만 난공사 구간이 많았고, 사고 및 질병으로 무려 2만2,000여명의 인부가 죽어 나갔다. 프랑스는 결국 9년만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물러났고, 레셉스는 막대한 빚을 지게 파산했다. 게다가 프랑스에서는 이 운하 때문에 대규모의 정치 스캔들이 폭로되었다.

1894년 또다른 프랑스 회사가 사업권을 인수받아 기존 공사를 이어나가려 했으나 비슷한 어려움에 봉착해 포기했다.

 

 

미국은 프랑스가 포기한 파나마 운하사업을 인수한 이후 파나마 운하를 완공했다.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82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미국 선박이 뉴욕에서 이 샌프란시스코까지 항해하는 거리를 남아메리카를 돌 때의 22,500km에서 9,500 km로 절반 이하로 단축시켰다.

운하 건설로 미국의 대외정책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미국은 더 이상 대서양 국가에서 머물지 않고 태평양 국가로 전환했다. 미 해군전함이 태평양에서 대서양으로,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파나마 운하 소유권은 1999년 파나마 정부로 이양되었다. 파나마 정부는 2016년 6월 26일 운하 확장공사를 마무리했다.

 

파나마의 정식 명칭은 파나마공화국(Republic of Panama)이다. 북아메리카대륙의 최남단으로, 남아메리카의 콜롬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미국의 영구조차지였던 ‘파나마 운하지대’에 의하여 국토가 동서로 분리되었으나 1977년 헤이-뷔노 바리야 조약이 폐기됨에 따라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운하지대는 폐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