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또다시 성추문…오거돈 부산시장 퇴진
민주당에 또다시 성추문…오거돈 부산시장 퇴진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4.23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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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4기의 72세 정치인, 5분간 신체접촉에 사퇴…또 현직 광역단체장 낙마

 

오거돈 부산시장(72)23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성추행 사실을 밝혔다.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습니다. 이것이 해서는 안될 강제추행으로 인지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경중의 관계 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한겨레신문은 오거돈 시장이 피해 여성을 성추행한 날은 지난 7일 오전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오전 20대 피해 여직원을 7층 집무실에 불러 컴퓨터와 관련해 가르쳐달라고 하고 신체접촉을 시도했다고 한다. 피해자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오 시장은 5분 가량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주변 사람을 동원해 회유를 시도했지만 피해자가 오 시장에게 직접 “430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총선이 끝나고 사퇴를 기다렸으나 오 시장이 미적거리자 피해자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오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통보했고, 이에 오 시장은 23일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앞서 2018년에도 오거돈 시장은 회식자리에 여직원을 양 옆에 앉힌 사진이 공개돼 비판을 받았다. 당시 오 시장은 사과를 했고, 해프닝 수준으로 유야무야되었다. 부산성폭력상담소는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당시 회식 사건을 보았을 때 오 시장의 성인지 감수성과 이를 성찰하지 않는 태도는 언제든 성폭력 사건으로 불거질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후 2019년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 오거돈 시장에 대한 미투 의혹을 제기했지만, 오 시장이 허위사실이라며 가로세로연구소측을 고소했다.

이번 사건은 가로세로연구소측이 제기한 의혹과 별개다. 피해자측이 강력하게 사퇴를 요구했다는 것이 언론들의 공통된 보도다.

 

그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잠시 울먹였다고 한다. 34기 신화의 주인공은 미숙한 성인지 감수성으로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내려왔다.

오거돈 시장은 1948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경남고 동문이며, 서울대 철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안상영 시장 시절에 정무부시장까지 올라갔고, 안 시장이 옥중에서 자살한 이후 시장 권한대행도 맡았다.

이후 2004년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허남식에게 낙선했다. 그후 노무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암했고, 2006년에 또다시 부신시장에 출마해 낙선했다. 세 번째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출마했지만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네 번째 도전 끝에 부산시장에 당선되었다.

그는 사퇴의 변에서 “34기의 도전을 거치면서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부산을 위해 참 잘 해내고 싶었다면서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너무나 죄송스럽지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이도 적지 않다. 72세의 나이로 그의 마지막 정치인생은 추문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낙마에 이어 또다시 성추문에 휩싸이게 되었다.

오 시장의 사퇴로 변성환 행정부시장이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선거법상 내년 47일 열린다.

 

오거돈 시장의 신년 기자회견 모습 /부산시청
오거돈 시장의 신년 기자회견 모습 /부산시청

 

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회견 전문

 

참으로 죄스러운 말씀을 드리게 됐습니다. 저는 오늘 부로 부산시장 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시민 여러분들께 머리숙여 사죄드립니다.

350만 부산시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책임을 이루지 못해 말할 수 없는 송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한 사람에 대한 저의 책임이 또한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습니다. 이것이 해서는 안될 강제추행으로 인지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경중의 관계 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이런한 잘못을 알고, 위대한 시민여러분들께서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합니다. 공직자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아울러 시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린 과오 또한 평생 짊어지고 살겠습니다. 한가지만 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피해자분께서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을 포함해서 시민들께서 보호해 주십시오. 모든 잘못은 오로지 저에게 있습니다.

저는 34기의 도전을 거치면서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부산을 위해 참 잘 해내고 싶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너무나 죄송스럽지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을 너무너무 사랑했던 한 사람으로 기억해 주십시오. 시민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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