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무서운 세계적 기아 팬데믹 온다”
“코로나보다 무서운 세계적 기아 팬데믹 온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4.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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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식량계획 “하루 30만명씩 죽어갈 것…연말에 기아인구 두배 증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굶어서 죽게 생겼습니다.” 인도의 한 일용직 근로자는 시 당국이 마련한 식량 배급소에 긴 줄에 서서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수많은 인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어 나가고 있다. 또다른 한편에선 방역을 위한 도시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직장을 잃은 도시 빈민들이 식량을 살 돈이 없는데다 그나마 식량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 곡물 생산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 다만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고 자국인들을 격리시키면서 식량 공급망이 무너졌다. 그나마 선진국에선 발달된 공급체계로 인해 심각한 식량난을 격지는 않고 있다.

문제는 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의 가난한 나라들의 문제다. 그곳의 일용직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봉쇄된 도시에 거주하는 빈민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기나긴 줄에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빈민가에선 최근 밀가루와 식용유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서로 밀치는 가운데 수십명이 부상당하고 두명이 사망했다. 인도에서는 수천명이 식량과 야채를 배급받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

 

사진: 세계식량계획(WFP)
사진: 세계식량계획(WFP)

 

코로나 팬데믹은 지구촌에 질병과 함께 굶주림을 몰고 왔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World Food Program)의 데이비드 비슬리(David Beasley) 사무총장은 코로나로 지구촌이 엄청난 규모의 대량 기아에 직면해 있다면서 하루 30만명씩 죽어나가는 기아 팬데믹이 우려된다고 우려했다.

코로나 이전에 세계 기아인구는 135백만으로 추산되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에 기아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WFP의 이코노미스트 아리프 후세인(Arif Husain)"세계 기아인구가 올해말에 13천만명이 추가되어 연말에 265백만명으로, 두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 우리는 지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인류를 굶주림의 벼랑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경 봉쇄로 글로벌 농식품 공급이 차단된데다 자가격리 및 사회적 거리두기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많은 실업자가 발생했다.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온 일용직들은 해고로 수입이 끊어졌다.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길도 없고, 식량을 살 돈도 없다. 고립된 도시에서 저축한 얼마되지 않은 돈으로 식량을 얻기 위해 하루하루 배급을 받고 있다.

 

먹을 것을 생산하는 농부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생산한 농산물이 소비되지 않아 그냥 폐기하는 실정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미국의 낙농업계에서는 하루에 370만 갤런(14백만 리터)의 우유를 쏟아버린다. 커피숍이 문을 닫고 도시인들의 우유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영국 낙농가에서도 하루 5백만 리터가 팔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계란도 마찬가지다. 도시의 식당들이 문을 듣는 바람에 달걀 소비가 줄어들어 미국에서만 하루 75만개가 파기되고 있다. 인도에선 차 재배농가가 생산한 차를 폐기했다.

게다가 농가에서는 일꾼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독일에서는 루마니아와 폴란드 일꾼들이 제나라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에 스트로베리와 아스파라거스 수확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아직까지는 국제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인상되지 않았다. 하지만 본격적인 파종과 수확기에도 코로나로 인한 봉쇄와 격리, 거리두기가 진행된다면 글로벌 식량 생산에 차질을 빚을수 있다. 코로나는 인간에게 병만 옮기는 게 아니라 생명유지의 근본인 식량 공급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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