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드리운 불안감
세계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드리운 불안감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4.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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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4천TEU급 HMM 알헤시라스호 축포에 세계적 불황 엄습

 

24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 대우해양조선에 의해 건조되어 23일 명명식이 개최되었다. 선박 이름은 HMM 알헤시라스(HMM Algeciras)호다. 알헤시라스는 유럽 최남단 지브롤터 해협에 위치하고 있는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로 초록빛 섬을 뜻하는 아랍어 알자리라 알카드라(al-Jazirah al-Khadra)’에서 유래했다.

 

이날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거행된 명명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배재훈 HMM(구 현대상선)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등 관계자 16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알헤시라스호는 컨테이너 박스 23,964개를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선박이다. 선박의 길이는 약 400m, 폭은 61m, 높이는 33.2m에 달하며, 최대속력은 22.5kts(41.7/h)이며, 선장을 포함하여 총 23명이 탑승할 수 있다.

종전의 최대 컨테이너선은 MSCMIA호로 23,756 TEU였으며, HMM ᄋᆞᆯ헤시라스호는 이보다 208 TEU 더 실을수 있다. 크기는 축구장 4배 크기이며, 선박을 수직으로 세웠을 때 아파트 133층 높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큰 배가 움직이는 시점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세계물동량이 크게 줄어 험로가 예상된다. 컨테이너선 한척 건조에 수천억원의 비용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적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해운사의 수익을 악화시키고 자금을 조달한 은행들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HMM 알헤시라스호 /대우조선해양
HMM 알헤시라스호 /대우조선해양

 

선주는 옛 현대상선인 HMM으로, 초대형 선박 확충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과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89월에 24,000TEU급 선박 12척을 발주했다. 척당 1,725억 원(15,500만 달러), 27백억원(186,100만 달러)에 달하는 건조 비용 조달 과정에는 민간 금융기관 외에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참여했다.

선박 건조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들이 맡았다. 알헤시라스호와 동일한 크기(23,964TEU)의 선박 7척은 대우조선해양에서, 그 외의 23,820TEU 선박 5척은 삼성중공업에서 각각 건조 중이다. 12척의 초대형선은 오는 9월까지 순차적으로 HMM에 인도될 예정이다.

HMM425일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12척 모두를 아시아북유럽 항로에 투입해 주간 서비스를 시작한다. 선박의 이름도 유럽항로 투입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유럽의 주요 12개 항만 이름을 따서 지었다.

 

24TEU급 초대형선은 우리 기술로 만든 친환경·고효율 선박으로서, HMM을 비롯한 국내 해운선사의 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대형선으로 운항할 경우, 현재 유럽항로 평균 선형인 15,000TEU급 선박에 비해 약 15%의 운항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초대형선 12척에 친환경 설비인 스크러버(scrubber, 황산화물 저감장치)를 장착하여 세계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LNG 연료탱커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향후 LNG 추진 선박으로 교체도 가능하다.

HMM은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선을 다수 확보함에 따라 지난 20196월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가입했다.

HMM24TEU12척 외에도 현대중공업에서 건조 중인 16TEU급 컨테이너선 8척까지 인도가 완료되는 2021년 말에는 선복량이 87TEU로 늘어나 현재 세계 9위 수준에서 세계 8위 선사로 올라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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