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 탈북민 대북 송금에도 영향 줄 듯
코로나 사태에 탈북민 대북 송금에도 영향 줄 듯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4.2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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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난으로 탈북민도 수입 줄어…북중 국경봉쇄도 악영향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한국과 미국 등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의 대북 송금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보도했다.

VOA 보도에 따르면, 한국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지난해 초 탈북민 4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25명이 북한의 가족에게 송금했고, 연 평균 송금 액수는 2,450달러에 달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2020년도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시행계획)를 보면 탈북민들의 월 평균소득은 미화 1,650 달러(2047,000), 경제참가율은 62.1%에 달하며, 다수가 여전히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한국의 경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탈북민들도 수입이 줄고 대북 송금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농업과학원 출신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24VOA 인터뷰에서 한국 국민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탈북민만 더 어려워졌다고 할 수 없다면서 북한에 보내는 송금은 북-중 국경 봉쇄로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중 국경 봉쇄 등으로 북한 내 경제 상황이 최근 더 어려워져 북한으로 송금하는 탈북민들이 줄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VOA탈북자들이 일용직이고 돈이 많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때 탈북자들은 돈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의 대북 송금은 중국과 북한 내 화교가 전화로 주고받아 북한의 가족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최근의 북-중 국경 봉쇄와 관계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북한의 가족에게 송금한 한 탈북민은 VOA, 북한 내 경제 상황이 더 열악해져 돈을 더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많은 탈북민이 자신도 생계가 열악한 상황에서 북한의 가족에게 돈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D.C.의 세계은행 본부건물 /위키피디아
워싱턴 D.C.의 세계은행 본부건물 /위키피디아

 

한편 세계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해외 이주노동자들이 본국에 보내는 송금이 올해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해외이주 노동자들의 송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은 지난 22일 성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경제 위기 여파로 전세계 해외 이주노동자들이 본국에 보내는 송금이 지난해 5,540억 달러에서 올해 4,450억 달러로 19.7% 감소해 수 십 년 만에 최악의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은 개발도상국들의 필수 수입원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침체가 이주노동자들이 집으로 보내는 송금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네팔이나 남수단 등 많은 빈곤국의 경우 송금이 국가 수입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한 수준이다.

유엔 산하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에 따르면 전 세계 2억 명 이상의 이주노동자가 8~9억 명에게 송금해, 세계 인구 7명 중 1명의 생계에 기여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해외이주민의 송금액이 내년에 5.6% 반등해 4,7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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