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 한때 섬이었다…화산폭발로 생겼다 잠겨
이어도, 한때 섬이었다…화산폭발로 생겼다 잠겨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4.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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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조사원, 이어도 주변해역 조사 통해 화산 폭발 증거 발견

 

소설가 이청준은 소설 이어도서두에 이렇게 썼다. “긴긴 세월 섬은 늘 거기 있어 왔다. 그러나 섬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섬을 본 사람은 모두가 섬으로 가 버렸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다시 섬을 떠나 돌아온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에서 남서쪽으로 149km 떨어져 있는 곳에 암초 이어도(離於島)가 있다. 이어도는 섬이 아니다. 늘 바다 속에 잠겨 있다. 제주도 사람들은 그 곳을 전설의 섬’, ‘환상의 섬이라고 불러 왔다.

이어도는 섬이 아닌데다 공해 상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어느 나라도 영토로 주장하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그 암초에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를 세워 놓고 있다.

 

자료: 국립해양조사원
자료: 국립해양조사원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조사원은 지난해 이어도 주변해역의 해저 퇴적물 조사에서 발견된 암석조각(45×35×10cm)을 분석한 결과, 이어도가 과거 화산폭발로 생겨난 화산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수심 약 56m에서 채취된 이 암석조각은 화산분출물이 쌓여서 굳어진 응회암으로, 층리구조와 조개류가 서식한 흔적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구멍들(borings)을 가지고 있었다.

응회암에 나타난 층리구조는 화산이 분출될 때 화산재 등이 쌓여서 만들어진 퇴적층으로, 이어도가 화산에 의해 생겨난 암석층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또한, 암석 표면에 있는 직경 10mm 내외의 구멍들과 그 구멍을 만든 조개류 껍데기, 산호초는 화산체 일부가 파식대지임을 보여준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어도가 과거 해수면이 낮아졌던 시기에 대기에 노출되었다가 다시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해저 화산체로 남게 되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해양조사원과 한국해양대학교 장태수 교수 연구팀이 함께 수행하였으며, 연구를 통해 채취한 응회암은 현재 국립해양조사원 별관에 전시되고 있다.

이은일 국립해양조사원 해양과학조사연구실장은 이번 연구에 이어, 앞으로는 이어도와 제주도 간 지질학적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연구도 추가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응회암 평면 /국립해양조사원
응회암 평면 /국립해양조사원
응회암 측면 /국립해양조사원
응회암 측면 /국립해양조사원
층리구조 /국립해양조사원
층리구조 /국립해양조사원
구멍과 조개류 껍질 /국립해양조사원
구멍과 조개류 껍질 /국립해양조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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