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폐기됐던 렘데시비르가 부활한 사연은?
한때 폐기됐던 렘데시비르가 부활한 사연은?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5.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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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간염 연구 도중에 생명체 실험에서 실패…코로나 확산되며 약효 입증

 

미국 식품의약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1일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가 당초 간염과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했던 치료제로,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임상실험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

FDA의 긴급사용 승인은 연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취할수 있는 조치로, 정식 사용허가를 받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FDA는 성명에서 렘데시비르가 호흡 장애로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하는 코로나 중증 입원환자를 위해 특별히 지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임상실험에서 환자의 회복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사망률을 현저하기 떨어뜨리지는 못한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램데시비르는 처음에 간염과 순환기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효과를 입증시키지 못해 사장되어 있던 치료제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았으며 영원히 폐기되었을 실패한 실험자료였다. 하지만 어두운 창고에 묻혀 있던 렘데시비르는 코로나 확산으로 살아나 FDA의 허가를 받고 미국인들의 기대를 모으게 되었다.

뉴욕타임스는 폐기되었던 렘데시비르가 부활한 스토리를 소개했다.

그 보도에 따르면, 밴더빌트 대학의 마크 데니슨(Mark Denison) 박사는 25년전, 아무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관심을 두지 않던 시절에 학문적 관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했다.

2007년 데니슨 박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강력한 자기교정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이러스가 자기복제 과정을 할 때 RNA(리보핵산) 복사에 오류가 발생하면 스스로 오류를 시정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포착되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는 교정 시스템에 의해 돌연변이를 잘 하지 않는 것이 판명되었다.

데니슨과 연구자들은 바이러스의 교정 시스템에 약물을 투입해 RNA 사슬의 성장을 차단시키면 바이러스를 종식시킬수 있을 것이란 가정을 수립했다. 데니슨 박사는 다른 과학자들과 이 문제를 토론하는 과정에서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그런 방식을 시도한 약물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길리어드의 약물은 이런저런 이유로 창고에 처박혀 있다는 것이었다.

데니슨 박사는 길리어드의 실험 약물 중에서 GS-5734가 자신의 가설을 입증하는데 가장 뚜렷한 효과를 드러낸 것을 확인했다. 그 약이 바로 렘데시비르였다. 데니슨 박사의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바이러스의 RNA 배양을 조기에 종결시켜 궁극적으로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데니슨 박사의 실험에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바이러스라고 알려진 모든 바이러스를 죽였고,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실험에서도 이 약물은 감염된 동물의 바이러스도 죽였다. 코로나바이러스 뿐 아니라 사스(SARS)와 메르스(MERS) 바이러스에게도 실험은 효과를 입증했다.

 

렘데시비르 /길리어드 사이언스 홈페이지
렘데시비르 /길리어드 사이언스 홈페이지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가 아프리카 에볼라와 간염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하던 중 생명체 실험에서 실패해 폐기되어 잇던 약물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0가 확산되면서 다시 생명력을 찾게 되었다.

그동안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해온 과학자들은 램데시비르를 주목하게 되었다. 코로나로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면서 미국 연방중부는 미승인 약물인 렘데비시비를 임상실험에 사용하도록 면책특권을 부여했다.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 연구에 자금을 대고 병원의 임상실험에도 렘데시비르를 제공했다.

본격적인 연구와 실험에 들어갔지만, 어떤 실험도 이 약물이 코로나 환자에게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 마지막은 연방정부의 테스트였다. 연방정부는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환자와 가짜 약물(플라시보)을 투약한 환자의 회복여부를 비교 관찰했다. 미시건 대학 실험에서 전염병 학자 아놀드 몬토(Arnold Monto)는 처음에 약물의 효과를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중증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했더니, 약효가 나타난 것이다. 중증 환자는 대개 면역 시스템의 과잉반응으로 약물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은데, 렘데시비르가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마침내 미국 정부기관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는 렘데시비르의 약효를 인정했다.

 

모든 사람이 렘데시비르의 약효를 믿지 않는다. 중국의 한 연구는 아주 심각한 환자에게 렘데시비르가 먹혀들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미국의 많은 의료전문가들도 NIAID의 구체적 자료를 보아야겠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는 한 현재로선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치료제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현재 길리어드는 150만병의 렘데시비르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15만명에게 투약할 분량이다. 이 약은 무료로 제공될 예정리라고 길리어드측은 밝혔다.

앞으로 생산할 렘데스비르는 돈을 주고 사야 한다. 그 가격이 얼마나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약값은 흔히 생명의 값이라고 한다. 제조원가를 따지지 않고 환자가 얼마나 다급한지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는 의미다. 길리어드의 CEO 데니얼 오데이(Daniel O’Day)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길리어드가 이 약을 발견했고, 개발했다. 우리가 전 과정에서 간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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