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이상설 인포데믹, 북한체제 폐쇄성 결과
김정은 이상설 인포데믹, 북한체제 폐쇄성 결과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5.02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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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기대 심리에 따라 추측…“짠” 하고 나타나 관심 모으는 전체주의 부각

 

인포데믹(Infordemic)은 코로나 감염증이 만들어 낸 신조어다.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정보전염병이란 뜻이다. 잘못된 정보나 근거가 불명확한 루머성 뉴스가 미디어, 인터넷, SNS 등을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이다. 잘못을 바로잡기도 어렵다.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의 최고통치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뉴스 상으로 죽었다가 20일만에 살아났다.

김정은은 411일 평양의 노동절 중앙위 본부에서 열린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정은은 지난 415일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의 생일(태양절) 행사에 불참한 이후 추측성 보도가 불거졌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이 417"김 위원장 건강이나 신변에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침내 미국 캐이블 뉴스채널 CNN420일 미국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수술을 받은 후에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in grave danger)”라고 긴급뉴스로 보도하면서 인포데믹의 불을 지폈다. 국내의 모든 언론들이 이 뉴스를 전하면서 그의 건강상태에 대한 보도를 이어갔다.

탈북민 출신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은 421"김정은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김 위원장이 심혈관질환 수술 후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난 주말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주재 북한공사를 지낸 태영호 당선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 캡쳐
KBS 캡쳐

 

그런 가운데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428일 국회에서 김정은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특이 동향이 없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인포데믹 현상이라고 볼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정은은 조만간 ''하고 등장할 것"이라면서 "(김정은의) 건강 이상 가능성은 0.0001% 이하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원 출신인 김병기 의원의 말처럼 김정은이 2하고 나타났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의 영상을 15분 가량 공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면과 2면에 걸쳐 김정은의 1일 순안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소식을 상세히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를 들뜨게 했던 김정은 인포데믹의 진상이 밝혀졌다.

정부와 여권 인사들의 주장이 맞았고, 야권인사들이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집권새력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여러 가지 관측을 했지만, 구체적인 정보에서는 여권에게 밀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김정은에 대한 기대심리에 차이가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만고역적 김정은이 죽기를 바라는 세력은 그쪽으로 치우쳤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살아서 남북평화에 협조해주길 기대하는 쪽은 그런 방향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한쪽은 기대의 좌절을 맛보았고, 다른 쪽은 기대의 실현에 약간은 흥분한 것 같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린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바로 북한이라는 체제가 추측도 못할 정도로 폐쇄되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 확인했다. 인포데믹이 잘못된 게 아니다. 인포데믹을 부풀리게 한 북한 체제의 폐쇄성이 문제다. 김정은이 짠 하고 나타나기 이전에 김병기 의원인들 무슨 근거로 0.0001 이하의 가능성을 점칠수 있었을 것인가.

오히려 미국인들의 평가가 정확해 보인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의 존 시프턴 아시아국장은 북한은 주민들의 정보 접근과 정부 발표에 대한 신뢰가 없는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런 나라중 하나라며, 최근 불거진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은 북한의 전체주의 체제를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 존 커티스 하원의원은 미국의 소리방송(VOA) 인터뷰에서 지도자가 공개 석상에서 한동안 사라지는 것은 내부 상황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면서 북한은 정보 유입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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