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전] 사막화로 빠르게 고갈되는 차드호
[물의 도전] 사막화로 빠르게 고갈되는 차드호
  • 아틀라스
  • 승인 2019.04.1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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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사이에 95% 줄어, 20년후 사라질 운명…생태계 파괴, 농민들 생존위기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사헬(Sahel) 지역은 1년의 대부분이 건기이고, 68월의 짧은 우기에 200mm 안팎의 비가 내리는 준사막지대다. 이 지역 한가운데 저지대에 인구 3,000만명의 저수조 역할을 하는 차드 호(Lake Chad)가 있다.

차드 호는 BC 5000년경엔 한반도의 5배나 되는 100넓이의 내륙의 바다였다. 유럽인이 차드호를 탐색한 1823년에만 해도 세계 최대의 호수라고 평가했다. 이 상태는 19세기까지 유지되었다.

1960년대에 차드호의 수면은 26,000였는데, 그후 급속히 줄어들어 2000년에는 1,500에 불과하다. 95%가량 줄어든 것이다. 담수 용량도 최근에는 72, 아프리카의 탕가니카호 18,900, 빅토리아호 2,750에 비해 극히 적다. 이젠 호수라고 할수도 없고, 가장 낮은 일대에 습지정도로 납아 있을 뿐이다.

유엔 농업식량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는 차드 호를 생태 재앙(ecological catastrophe)으로 분류했다.

 

1978년 아폴로 7호에서 찍은 차드호 사진. /위키피디아
1978년 아폴로 7호에서 찍은 차드호 사진. /위키피디아

 

그러면 차드호가 갑자가 쪼그라든 이유는 무엇일까.

지구 온난화로 인한 사헬 지대의 급격한 사막화, 1900년대 이후 의료 환경 개선에 따른 아프리카의 인구 폭등 등이 차드 호의 재앙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차드 호 호안선은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어 있어 수많은 동식물들의 터전이었다. 물이 차 있던 과거에 85종의 어류와 23종의 고유어종, 44종의 조류를 비롯해 악어, 하마, 코끼리, 목도리도요, 녹슨 종달새 등의 고유종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물이 거의 다 빠진 지금 상당수의 어종이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들을 먹고 서식했던 새들의 개체 수도 급감했다. 악어, 하마, 코끼리는 이미 이 지역에서 소멸해 버렸다.

또 과거 늪지대와 갈대밭이었던 곳은 사막으로 변한지 오래이며, 호수 일대에 삶을 기대어 왔던 주민들도 생존 위기에 내몰려 있다. 현재의 추세로 가면 호수는 20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차드호 위치 /위키피디아
차드호 위치 /위키피디아

 

차드호는 차드, 니제르, 나이지리아, 카메룬 등 4개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호수다. 차드(Chad)는 현지어로 호수를 의미하는데, 차드 공화국도 이 호수에서 국명을 따왔다.

차드호는 본디 차드 분지에 위치한 얕은 호수여서 우기와 건기에 따라 수면 면적의 증감이 크다.

고대 로마시대에도 이 호수의 존재가 알려졌다. 서기 1세기 아우구스투스 당시에 로마 원정대가 이 곳까지 와서 호수의 이름을 로마의 지리학자 이름을 따 클라우디우스 프톨레메우스(Claudius Ptolemaeus)라고 불렀다. 차드 호는 아랍의 사하라 사막 무역로가 지나가는 곳으로 고대부터 그 주변이 크게 번성했다.

 

줄어드는 차드호 /위키피디아
줄어드는 차드호 /위키피디아

 

차드 호처럼 물이 말라가는 호수는 중앙아시아의 아랄해다. 하지만 고갈의 원인은 다르다.

아랄해는 과거 구소련이 농업용 관개용수를 끌어들이기 위해 강의 흐름을 변경시키면서 생겨난 것이다. 당시 구소련은 산업 발전에 눈이 멀어서 자신들의 결정이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 게다가 과학만능주의, 개발우선주의에 빠져 있던 시대였기 때문에 아랄해는 희생되었다.

하지만, 차드호는 경제개발의 탓으로 돌리기 어렵다. 사막화가 그 원인이다.

차드 호 주변에는 공업화가 진행되지 않았다. 농업지대였다. 주민들은 농업과 목축업을 위해서 물을 사용했지만, 자연을 개조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

환경론자들은 사하라 이남지역에 빠르게 전개되는 사막화는 지구온난화 탓이라고 주장한다. 선진국들의 무분별한 산업화로 지구의 사막화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그 불똥이 차드호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차드호 복원 계획 (붉은 선이 관통수로) /위키피디아
차드호 복원 계획 (붉은 선이 관통수로) /위키피디아

 

호수 살리기를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현지 국가들은 콩고의 우방기강(Ubangi River)의 풍부한 물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1929년 독일 토목공학자에 의해 구상되었다가 1960년대 이후 다시 검토되고 있다. 또 주변국들은 물 낭비를 줄이고 사막화 방지를 위해 나무를 심는 노력도 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 4개국이 거의 내전에 시달리고 있어 차드호 되살리기에 주력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수자원이 부족한 현지의 특성으로, 물을 아껴쓰는 방식 등의 노력이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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