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플라스틱세 논란…“환경개선” vs “효과 미미”
EU, 플라스틱세 논란…“환경개선” vs “효과 미미”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5.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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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론 “폐기물 감소, 재활용 증대”…반대론 “본질적 해결책 필요”

 

유럽연합(EU)이 무차별로 폐기되는 플라스틱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코트라 브뤼셀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EU의 플라스텍세 신설 이슈는 201910월에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회원국들에 많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동유럽의 국가들의 경우 재활용 제도 및 시설 부재를 이유로 동일세율 적용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올해 2월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은 동유럽국가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최저세액 설정이나 고정공제액과 같은 대안을 제시했다.

정치 일간지 폴리티코 유럽은 EU통계청 데이터를 이용해 플라스틱세가 시행될 경우 각국의 예상 세금 분담금을 분석했다. 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플라스틱세를 가장 많이 분담하는 나라는 프랑스로 137,000만 유로이며, 그 다음으로 독일(133,000만 유로), 이탈리아(83,600만 유로) 순으로 나타났다. 동유럽 국가들에게는 인구와 경제 규모에 따라 리베이트를 적용할 경우 이탈리아(18,400만 유로), 스페인(14,100만 유로), 폴란드(11,500만 유로), 루마니아(5,900만 유로) 순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었다.

 

유럽에서는 해마다 2,5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중 6%만이 재활용되고 있다. EU는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2015년부터 소매점의 무료 비닐봉지 제공을 금지했다.

201710월 유엔 해양회의(Ocean Conference)에서 EU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플라스틱 금지법과 플라스틱세 도입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플라스틱세 도입은 제조사에 대한 직접 제재가 아닌 소비자의 관심 촉구와 플라스틱 소비습관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며, 지속가능한 방안은 재활용 가능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에 EU는 플라스틱 정책안(Plastic Strategy)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EU 전체 플라스틱 재활용 수준을 55%로 개선하고 도시쓰레기는 2035년까지 65%가 재활용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생분해성·일회용·미세 플라스틱의 디자인, 재활용(분류, 수집)기준을 수립했다. 또한 폐기물 억제 및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수수료 및 세금 부과와 같은 조세정책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20181EU 장기예산안 편성 회의에서 플라스틱세 도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그해 6월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폐기물에 대해 kg80센트를 부과하고 회원국별로 거둔 세금을 예산에 포함하는 것으로 구체화되었다.

플라스틱세를 시행할 경우 2027년까지 총 420억 유로의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EU 집행위와 의회는 회원국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면서 플라스틱세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세 도입에 관해 EU내에 찬반 양론이 갈린다.

찬성론자는 세금 부과가 플라스틱의 소비 억제 효과에 기여해 폐기물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럽환경국(EEB) 수석 정책책임자 카르스텐 와츠홀트는 아일랜드에서 비닐봉지세 도입 후 환경오염에서 비닐봉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5%에서 0.13%로 감소한 사례를 들어 세금 부과는 긍정적인 행동을 이끌 수 있는 가장 성공적인 도구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독일 2차 원료 및 폐기연방협회(BVSE)는 독일의 폐기물 매립금지조치로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프로세스가 개선된 것처럼 강력한 제도시행이 플라스틱 폐기물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 밝혔다. 2015년 독일을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에서 도시폐기물의 매립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반대론자는 세금으로 나타날 환경오염 개선효과는 미미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영국 플라스틱협회 장 마이클 스테픈은 플라스틱은 저렴하고 유용한 산업자재로 생분해성 및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등 플라스틱의 생태계로 유입을 막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암스테르담과 틸스버그 대학의 경제학 교수들은 네덜란드의 한 가정에서 60년 동안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절약한 탄소배출량과 암스테르담-로스앤젤레스 편도 항공편 1회 이용 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비슷하다면서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감소 가능한 탄소배출량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가정용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한 수거, 운송, 분리, 시설정비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일반 도심 쓰레기 처리에 비해 월등히 높아 결국 이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재활용(폴란드) /위키피디아
플라스틱 재활용(폴란드)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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