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이용] ‘평화의 수로’가 사해 되살릴까
[물의 이용] ‘평화의 수로’가 사해 되살릴까
  • 아틀라스
  • 승인 2019.04.2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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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사해’에 홍해 바닷물 공급하는 프로젝트 진행…환경 파괴 지적도

 

이스라엘과 요르단 사이에 있는 사해(dead sea)는 말 그대로 죽음의 호수다. 염분이 해수의 5배여서 생명체이 살기 어렵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인데, 여기에 더해 수위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사해가 그자체로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1950년대부터 사해의 수위는 매년 1m씩 낮아져 현제는 3분의 1이나 줄었다. 사해로 흘러들어 가는 요르단강(성경에서는 요단강)이 관개와 식수로 사용되다보니 물의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1960년대 이스라엘이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요르단강의 물을 자국으로 끌어가버리는 등 수원이 유출되면서 물 공급이 어려워졌다.

 

죽어가는 사해 /위키피디아
죽어가는 사해 /위키피디아

 

죽어가는 사해’(The Dying Dead Sea)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마련되었다.

2015년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사해의 수위를 안정시키기 위해 9억 달러 규모의 협약을 체결했다. 홍해의 바닷물을 끌어들여 매년 3을 사해에 쏟아붓도록 수로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당시 이스라엘 에너지 및 수자원 장관 실반 샬롬은 "이것은 1994년 요르단과의 평화 조약 이후 가장 중요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홍해와 사해를 잇는 대수로 건설사업은 길이 225km에 이르는 인류역사상 사상 최대의 수로공사다.

바다인 홍해와 호수인 사해 사이에는 해발 420m 낙차가 있는데, 일단 홍해 아카바(Aqaba) 만에서 바닷물을 230m 끌어올린후 사해까지 중력을 이용해 흘러내려가게 하는 사업이다. 중간에 저수지를 두며, 담수화 공장을 세워 바닷물을 용수로 전환하는 담수화 설비가 건설된다. 또 수력발전소를 세워 낙차를 이용한 발전으로 에너지로도 활용된다.

홍해-사해 대수로사업은 홍해와 사해를 연결하는 수로를 건설하는데, 요르단 영토를 지나게 된다. 수로는 이집트의 시나이반도와 아라비아 반도의 틈을 파고든 홍해의 끝자락 아카바에서 사해가지 180km의 수로를 만들고, 여기서 담수화 설비에서 생산된 담수를 별도의 수로를 거쳐 사막의 도시인 요르단 수도 암만에 물을 댄다.

 

그래픽=김현민
그래픽=김현민

 

이 수로의 아이디어는 19세기말에 영국의 관리에 의해 착상되었다. 하지만 그는 사해의 수위가 홍해의 수위보다 낮다는 사실을 몰랐다.

19세기말에 시오니스트들이 이스라엘을 건국한후 물을 끌어오는 방법을 연구했는데, 그것이 바로 홍해 바닷물을 수로로 글어와 담수화하는 것이었다.

1967년 이스라엘의 6일 전쟁은 이러한 아이디어를 사장시켰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전쟁의 상처가 아물면서 다시 수로건설에 대한 의견이 대두되었다. 1990년대 이스라엘이 요르단, 팔레스타인을 참여시켜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리고 프로젝트의 이름을 평화의 수로’(Peace Conduit)라고 명명했다.

2005년 이스라엘과 요르단, 팔레스타인은 이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하지만 2009년 요르단은 수로가 자국 영토를 지나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3개국간의 협상이 다시 진행됐고, 2013129일에 삼국은 홍해-사해 대수로 사업에 합의했다.

 

그래픽=김현민
그래픽=김현민

 

이 사업은 몇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메말라가는 사해에 바닷물을 집어 넣어 수위를 조절하고 사해의 환경오염을 막는다는 것. 사해의 수위는 매년 1m씩 낮아지고 있다. 갈릴리호에서 내려오는 요르단강의 물의 공급량이 줄어들기 때문인데, 이는 주변국가들이 이 물을 끌어다 쓰기 때문이다. 사해로 유입되는 요르단강은 1960년대에 매년 15억톤을 방류했으나, 최근에는 1억톤으로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그나마 폐수화된 상태에서 흘려 보내고 있다. 따라서 사해(dead sea)는 그야말로 죽어가는 바다로 전락하고, 해수 표면이 지난 20년 사이에 30%나 줄어들었다. 현재의 상태로 가면 50년 내에 사해가 고갈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둘째, 담수화한 수자원으로 요르단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동으로 활용한다는 것. 요르단은 암만 남부에 136만명이 거주할 도시를 건설하고 담수화한 용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셋째로는 사해는 해발 -400m가 넘어 수위의 차이(낙차)를 활용한 수력발전을 할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을 사막개발에 사용한다는 것.

 

하지만 환경론자들은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홍해의 바닷물 염도가 사해의 염도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홍해 바닷물을 끌어들이면 사해의 자연환경을 되돌릴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카바 만의 바닷물을 끌어들이면 홍해에 술고 있는 산호류의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스라엘의 환경 NGO들은 홍해~사해 수로를 건설하는 것보다 요르단 강을 자연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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