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5월 18일 중국 화웨이에 대해 추가 제재를 발표한 것은 화웨이의 스마트폰과 5G 생산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미국의 자국의 반도체 관련 기술을 일정부분 화웨이에 납품하는 업체들에 대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와 같은 완제품은 화웨이에 납품할 수 있지만, 앞으로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의 위탁생산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는 화웨이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으며,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FAB) 공장 건설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신규 제재는 시스템 반도체 압박에 집중돼 있어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직격탄을 피했다고 분석했다.

 

 

코트라 워싱턴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이 화웨이사의 통신장비를 이용해 미국 정부 및 기업을 도청하고 있다는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화웨이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정의했다.

이에 따라 구글, 퀄컴 등과 같은 美 IT 기업은 화웨이에 부품, 기술, 소프트웨어 등의 수출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미국 기술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외국기업은 화웨이에 자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미국 정부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 IT 기업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정의된 기업으로부터 통신장비 구매를 금지하는 행정명령(2019년 5월)의 유효기한을 1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시적으로 거래를 허가하는 일반 수출 라이선스가 8월 13일까지 연장됐으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마지막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반도체 조사기관 Objective Analysis의 짐 핸디(Jim Handy)는 “미국의 이번 조치로 화웨이의 모든 생산라인이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며 “중국은 자국 내 반도체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기술력과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Paul Institute의 닐 토마스(Neil Thomas) 중국경제 전문가도 화웨이는 이미 생산라인을 TSMC에서 자국의 SMIC(Semiconductor Manufacturing International Corporation)로 이전 중이지만, SMIC의 기술력으로 화웨이의 최신 반도체 Kirin980을 제조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TSMC와의 거래가 불가능해진 화웨이가 대만의 미디아텍 혹은 삼성전자에 눈을 돌릴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반도체 수급망을 다각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투자 전문기업 샌포드앤버스타인(Sanford C. Bernstein)의 마크 리(Mark Li)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이번 조치로 화웨이에 납품하던 주요 공급업체들의 공급률이 5% 이상 급감한 것이라면서 미·중 무역 분쟁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 분석했다. 화웨이에 납품하는 업체는 AAC Technologies Holdings Inc., Q Technology Group Co., Sunwoda Electornic, Lens Technology 등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조치가 TSMC와 화웨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전 美 재무부 금융테러 분석관이자 현 FDD 부회장인 조나단 스캔저(Jonathan Schanzer)는 중국의 대체지로 중동을 언급했다. 스캔저 부회장은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예정된 수순이며, 중국을 견제할 방법으로 중동과의 협력을 주장했다. 미국은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위해 아랍권 국가와의 협력 및 정치적 화합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중동이 미래임을 주장했다.

국제전략연구센터(CSIS) IT 정책연구원 제임스 루이스 박사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방법으로 미국 내 반도체 산업 성장과 주요 동맹국들과의 협업을 주장한다. 루이스 박사는 美 정부의 과감한 반도체 투자와 해외기업의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이전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추가적으로 한국·일본·유럽연합과의 협력과 성장을 통한 중국 견제가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국무부 케이스 크라치(Keith Krach) 경제 담당관은 “TSMC가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제조공장(FAB)을 건설하기 때문에 화웨이 라이선스 취득 심사에서 특별대우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화웨이 수출 라이선스 취득 심사는 공평하고 공정하게 이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