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란드 서남쪽 끝에 올란드 제도(Åland Islands)라는 자치령이 있다. 섬의 인구는 3만명, 6천개 이상의 크고 작은 섬들을 다 합쳐도 면적은 1.680㎢으로, 제주도보다 약간 좁다. 핀란드령인 이 섬의 사람들은 스웨던어만을 공용어로 사용하고 군에 징집되지도 않고, 자체 경찰력을 갖는다. 독자적인 국기와 국가를 사용하고 우체국도 두고 있다. 주민들은 어업과 농업에 종사하며 1인당 소득은 5만 달러를 넘는다.

 

 

이 섬은 원래 12세기경에 스웨덴 사람들이 건너가 개척했다. 스웨덴 왕국이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모두 통치할 때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러시아가 침공해 스웨덴으로부터 핀란드를 빼앗았다. 러시아는 올란드 제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깨달았다. 올란드 제도는 발트해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어 군사기지로서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러시아는 올란드 제도를 요구했고, 패전한 스웨덴은 1809년 조약에서 섬들을 러시아에 내주어야 했다. 러시아는 이 섬을 차지하고 핀란드 대공국에 통치를 맡겼다.

그후 러시아는 이 섬에 요새를 건설하고 군사기지화했다. 1853년 러시아가 스웨덴을 공격할 때 이 섬은 러시아의 해군지기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영국과 프랑스가 스웨덴을 지원하면서 이 섬의 러시아 요새를 폭파시켜버렸고, 1856년 파리조약에 의해 올란드 제도는 비무장지대가 되었다.

 

 

러시아 혁명 직후인 1918년 핀란드에도 볼셰비키를 지지하는 적군과 공산세력을 반대하는 백군 사이에 내전이 벌어졌다. 스웨덴은 이 섬의 스웨덴인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해 내전의 혼란의 방패막이가 되었다. 내전에서 백군이 승리해 1차 대전 직후 핀란드는 독립했는데, 이 틈을 타서 올랜도 제도의 주민들은 주민투표를 통해 96.4%의 지지를 얻어 스웨덴 소속이 되겠다고 청원을 올렸다.

이에 핀란드 민족주의자들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섬의 영유권 소송을 국제연맹에 회부했다. 1921년 국제연맹은 이 섬을 핀란드령으로 확인했다.

국제연맹 결정에 앞서 핀란드는 스웨덴에게 올란드 제도에 자치를 부여하며 비무장지대로 할 것을 제안했다. 스웨덴도 이를 받아들였다. 올란드 제도 주민들은 스웨덴 정부가 강력하기 지원하지 않는데 대해 불만을 드러냈지만 국제협약을 준수하기로 했다. 국제협약에는 당사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은 물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덴마크,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가 참여했다.

섬에는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정당이 있다. 하지만 이들 정당은 군소정장으로 올란드 정치를 움직일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올란드 사람들은 이제 스웨덴으로 가고자 주장하질 않는다. 스웨덴으로 국적을 옮기면 자치권을 잃을 게 두렵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을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올란드 제도는 스웨덴어만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핀란드 의회는 올란드 의회에 모든 권한을 위임했으며, 올란드 제도는 핀란드 의회에 대표를 파견한다.

 

 

올란드 제도는 핀란드 인구의 0.5%, 면적의 0.49%를 차지한다. 주섬인 파스타 올란드(Fasta Åland, 인구의 90%가 거주하며, 6,500개 이상의 암초와 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민이 살고 있는 섬은 80개 정도다. 일종의 다도해다.

어원은 "물의 땅"을 뜻하는 독일어 Ahvaland였는데, 스웨덴어로 Áland로 바뀌었다고 한다.

1995년 핀란드가 EU에 가입하면서 EU에서도 올란드 제도에 대한 1921년 국제연맹의 조약이 다시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