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의 배신…몽골, 외국자본 쫓아냈다 다시 유치
자원의 배신…몽골, 외국자본 쫓아냈다 다시 유치
  • 아틀라스
  • 승인 2019.04.2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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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민족주의 조치로 외국인 이탈, 2017년 IMF 행…외국인 유화정책으로 회복 기미

 

몽골은 오랫동안 유목의 나라였다. 하지만 최근에 몽골인들은 힘든 유목 생활보다는 땅속에서 나는 자원으로 편안하게 먹고 살았다.

몽골은 인구는 300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면적이 154으로, 남북한 합친 면적보다 7.4배나 넓다.

 

몽골 위치 /위키피디아
몽골 위치 /위키피디아

 

사막과 초원지대에 유목생활을 하던 몽골인들이 땅 속에 엄청난 광물자원이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후 생활방식이 달라졌다. 코트라 울란바토르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몽골은 10대 자원부국으로, 부존자원만 해도 80여 종류나 되고, 8,000여 광상이 탐사되었다. 구리 매장량 세계 2, 석탄 매장량 세계 4, 몰리브덴 매장량 세계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추운 지역에 더 이상 이동하며 유목생활을 하느니, 땅 속에 묻혀 있는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손쉬운 일이 되었다.

몽골은 지하자원으로 2011년에 무려 17.3%의 고도성장을 달성했고, 201212.3%, 201311.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가난하던 나라에 돈이 들어오자 세상이 달라졌다. 몽골돈 투그락(tugrik)의 가치가 급등해 한국 원화 가치를 앞질렀다. 몽골 돈 1만 투그락을 주면 한국 원화 7,000원으로 바꿀 정도로 값이 치솟았다.

하지만 가진 자본이 없다 보니, 외국인 자본을 끌어다 자원을 개발했다. 이익이 외국에 넘어갔다.

좌파들은 이런 것을 두고보지 않는다. 국민들도 먹고 살만 하니, 외국인을 몰아내겠다는 정파를 지지했다.

2012년에 정권을 장악한 좌파 정부는 자원민족주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외국기업이 획득한 광물 탐사권과 채굴권에 대해 몽골 정부가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조치가 잇달았다.

그러자 외국인 투자가들이 보따리를 싸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2년 사이에 외국 기업이 60%나 쫓겨났다. 2011년에 45억 달러나 되던 외국인 자금 순유입액이 2015년에 9,400만 달러로 줄어들고, 2016년엔 순유출액이 41억 달러나 되었다. 돈이 들어오기는커녕 빠져나간 것이다.

외국인 자본이 대거 빠져 나가면서 외환 창고는 바닥이 났고, 통화가치는 2년전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다. 생활필수품을 외국에서 수입해 쓰다보니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중소기업들은 줄줄이 도산했다. 당연히 실업자가 속출했다.

때마침 2016년엔 몽골 고원에 조드가 찾아왔다. 몽골어로 조드(dzud 또는 zud)는 대가뭄과 혹한등 기상변화로 인한 대재앙을 의미한다. 수십년만에 조드가 찾아오면 대규모의 가축이 몰사하는 재앙이 벌어진다. 그해 겨울 조드로 인해 100만 마리 이상의 가축과 동물이 죽었다. 재정난에 조드까지 겹쳐 몽골인들은 사회복지 축소와 식량, 연료비 앙등, 실직 등 이중삼중의 고통에 시달렸다.

 

그래픽=김현민
그래픽=김현민

 

드디어 몽골 정부는 20169월에 IMF에 손을 내밀었다. 20172월 몽골정부와 IMF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이해 몽골의 성장률은 -0.2%로 주저앉았다.

2017년에 체결된 IMF 프로그램으로 몽골은 총 44,000만 달러를 지원받았는데, 상환기간은 10, 이율은 2% 미만으로 장기저리의 자금이다. 이 돈으로 다행히 몽골 정부는 모라토리엄(지급유예선언)은 면했다.

몽골 정부는 2013년에 시행한 투자법을 폐기하고, 내국인과 괴국인 기업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몽골에 진출한 외국기업에 대한 면허를 폐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외국인에 대한 투자환경도 개선하고 세율도 낮췄다. 외국자본을 쫓던 정책에서 모시는 정책으로 바뀐 것이다.

IMF 구제금융을 받고부터 몽골 경제는 진정되기 시작되었다. 20171분기 석탄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446%나 급증했다. 외국인들도 긴가민가 하다가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료: 코트라 울란바토르 무역관
자료: 코트라 울란바토르 무역관

 

2017년엔 5~6년전만 못하지만 외국인 자금 순유입액이 15억 달러나 되었고, 지난해는 20억 달러로 늘어났다.

덕분에 성장률도 살아났다. 몽골의 성장률은 20175.1%로 회복했고, 지난해엔 6.9%를 기록했다. 올해는 6.3% 성장이 기대된다.

IMF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올해로 완료된다. 몽골은 이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채를 외채로 갚았기 때문에 전체 외채 규모는 불어나고 있다. 마르크스-레닌 원리를 부르짖는 집권 몽골 인민당이 이념과 현실의 괴리를 어떻게 극복할지,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다.

 

자료: 코트라 울란바토르 무역관
자료: 코트라 울란바토르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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