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9칸의 건축물 선운사 만세루, 보물로 지정
정면 9칸의 건축물 선운사 만세루, 보물로 지정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6.0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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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광해군 때 대양루로 건축, 화재로 소실된 후 영조때 재건축

 

전북 고창군에 있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3선운사 만세루’(禪雲寺 萬歲樓)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65호로 지정되었다.

선운사에는 <대양루열기>(1686), <만세루 중수기>(1760)와 같은 기록물이 전해지고 있다. 이 기록물에 따르면 선운사 만세루는 1620(광해군 12)에 대양루로 지어졌다가 화재로 소실된 것을 1752(영조 28)에 다시 지은 건물이다. 정면 9, 옆면 2칸 규모의 익공(翼工)계 단층건물이며, 맞배지붕으로 현재까지 잘 보존되어 있다.

 

보물 제2065호 고창 선운사 만세루 /문화재청
보물 제2065호 고창 선운사 만세루 /문화재청

 

처음에는 중층 누각구조로 지었으나 재건하면서 현재와 같은 단층 건물로 바뀐 것으로 전해지며, 이는 누각을 불전의 연장 공간으로 꾸미려는 조선후기 사찰공간의 변화 경향을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세루의 특징은 사찰 누각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정면 9칸이라는 점이다. 현존하는 사찰 누각은 대체로 정면 3칸이 주류이고, 5칸이나 7칸 규모도 있으나, 만세루처럼 9칸 규모는 흔치 않다.

그리고 이 건물의 가운데 3칸은 앞뒤 외곽기둥 위에 대들보를 걸었고, 좌우 각 3칸에는 가운데에 각각 높은 기둥을 세워 양쪽에 맞보를 거는 방식을 취했다. 하나의 건물 안에서 두 가지 방식으로 보를 걸어 구조의 안전을 꾀하면서 누각의 중앙 공간을 강조한 특징이 있다.

또한, 가운데 칸 높은 기둥에 있는 종보는 한쪽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자연재를 이용하였다. 일부러 가공한 것이 아닌 자연에서 둘로 갈라진 나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여 마치 건물 상부에서 보들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건물의 또 다른 특징이다.

선운사 만세루는 조선후기 불교사원의 누각건물이 시대 흐름과 기능에 맞추어 그 구조를 적절하게 변용한 뛰어난 사례인 동시에 구조적으로는 자재 구하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창성 가득한 건축을 만들어 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서 역사, 건축, 학술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주변 시설 등을 적극적으로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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