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난한 안티파(anti-fa)는 어떤 세력인가
트럼프 비난한 안티파(anti-fa)는 어떤 세력인가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0.06.0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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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우월주의에 반대하며 자생적으로 생겨난 조직…2017년 이후 존재 부각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관에 의해 사망한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며칠째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주도세력을 안티파(anti-fa)라고 규정하고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트윗을 날렸다. 물론 트럼프의 발언은 엄포일 가능성이 크다. 비판자들은 지도자도 없고 회원과 조직도 없는 단체를 어떻게 테러 조직이라고 할수 있느냐고 지적한다.

그러나 안티파라는 이념은 존재하고, 그 이념의 지지자들이 그동안 적극적인 행동을 해온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 조직이 있다고 하더라도 비밀리에 조직되어 있어 파악하기 힘들고, 작금에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시위를 주도할 능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안티파는 anti-fascism의 약자로, 파시스트 세력 반대하는 극좌파 조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학생운동에서 반파쇼 투쟁을 벌인 적이 있다. 그때 구호는 군부독재정권을 파시스트로 규정하고, 그에 대한 반대 투쟁의 일환으로 제기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선구적으로 안티파 운동이 있었다고 할수 있다.

역사적으로 반파시스트 운동은 1920년대 이탈리아에서 베니토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당이 정권을 장악했을 때 반대 연합세력이 반파시스트운동을 벌인 것이 시초다. 그후 2차 대전이 끝나고 독일에서 나치 정권을 반대하는 운동으로 전개되었다.

미국에서 안티파 운동은 2007년 오레건주 포틀랜드에서 조직되었다는 로즈 시티 안티파(Rose City Antifa)라는 단체가 처음으로 이 용어를 썼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안티파 운동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인 1997년부터 형태를 분명히 드러냈다. 유명한 극우세력에게 폭력을 사용한다든지, 캘리포니아 대학의 극우 작가의 행사를 취소하게 하고, 버지니아 샬롯빌에서 인종주의자들과 대항하는 시위를 벌이는 일에서 그들이 정체를 드러냈다고 한다.

 

2017년 로즈 시티 안티파 행동가들. /위키피디아
2017년 로즈 시티 안티파 행동가들. /위키피디아

 

극렬 안티파 운동세력들은 자기 방어를 위해 폭력을 사용해도 된다고 주장한다. 대다수 안티파 세력들은 평화적으로 활동하지만 인종주의자 또는 파시스트들이 세력화하면 그들이 폭력을 사용하므로 소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정당화한다.

전문가들은 안티파 그룹이 무정부주의자들처럼 검은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다고 지적한다. 안티파와 무정부주의자는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경찰을 비롯해 권위주의 구조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안티파 운동은 소외된 소수파를 지지한다. 즉 흑인, 여성, L.G.B.T.Q.(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퀴어) 등 성소수자들의 권익을 위해 파시스트와 인종차별자들과 싸운다.

 

하지만 안티파는 미국의 기성제도에 들어와 있는 좌파 또는 우파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안티파의 극단적 행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2017년 소동에 대해 안티파라고 자처하는 집단의 폭력 행동을 한 자들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문제는 최근의 시위를 주도한 세력이 안티파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설사 그들이 시위대에 참여했다고 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 행동이라는 사실이다. 안티파에 대해 연구를 한 럿거스 대학의 마크 브레이 교수는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안티파 그룹이 시위에 가담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이 전국적인 파괴전략을 이끌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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