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만의 귀환…화살머리고지 영웅 김진구 하사
67년만의 귀환…화살머리고지 영웅 김진구 하사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6.0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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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 사수하다 적 포탄에 전사…아들의 유전자 시료채취로 신원확인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을 14일 앞둔 1953713, 강원도 철원에 있는 화살머리 고지에는 국군과 중공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정전을 얼마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은 서로 더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한치의 양보 없는 전투를 벌였다. 이날 전투에서 중공군은 1,418명이 사살되었다. 한국군도 전사자 212, 실종자 16명의 피해를 입었다.

그중 한명이 김진구 하사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김 하사의 유해를 찾아 3일 그의 가족과 함께 대구 수성구 충혼탑에 묻었다. 67년만의 귀환이다.

 

故 김진구 하사 생존 당시 부부 도민증 /국방부
故 김진구 하사 생존 당시 부부 도민증 /국방부

 

김진구 하사는 1928220, 경북 영일군 송라면 대전리에서 4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김 하사는 21세에 아내 이분애씨와 결혼해 아들 하나를 두고 6·25 전쟁이 발발하자 24세의 나이로 군에 입대했다. 당시 고인의 아들은 3살이었다.

故 김진구 하사 호국의 얼 함 /국방부
故 김진구 하사 호국의 얼 함 /국방부

 

아내 이분애(90)씨는 생전에 처갓집을 가는 길에 업어주던 남편의 다정한 모습을 추억으로 간직하며 남편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끝까지 기다렸다.

고인의 아들 김대락(69)씨는 어머니는 아버지가 전사하셨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셨다면서 아버지의 유해가 없어서 무덤이 없으니 내가 죽으면 선산에 뿌려달라며 오랜 세월 가슴 아파하시며 사셨다고 말했다.

김 하사의 유해를 찾게 된 것은 아들 김대락씨가 201911월 서울 현충원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국방부 유해발굴단이 실시한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에 참여했다. 그 덕분에 고인의 신원을 확인할수 있었다.

고 김 하사는 제 2사단 31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정전협상이 진행되던 기간인 1953713,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전사했다. 유해발굴단에 따르면, 고 김하사의 유해는 개인호에서 부분 유해 및 골절된 상태로 발굴되었다. 고인이 마지막 순간까지 진지를 사수하던 중에 적의 포탄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해발굴 현장에서는 고인들과 함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했던 수저, 수통, 탄약, 인식표, 계급장, 기장증, 대검, 전투화, 철모 등 다수의 유품이 발굴되었고, 특히 김진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던 숟가락이 신원확인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했다.

 

故 김진구 하사 유품(숟가락) /국방부
故 김진구 하사 유품(숟가락) /국방부

 

2000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625전쟁 전사자는 총 142명이고, 특히 화살머리고지에서는 총 7명의 전사자 신원이 확인되었다.

 

故 김진구 하사 현장 발굴(수습) /국방부
故 김진구 하사 현장 발굴(수습)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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